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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집순이 Jan 19. 2024

말을 해야 알지

말 안 하면 네 마음 아무도 몰라

"말을 해야 알지, 말 안 하면 네 마음 아무도 몰라."


불편감을 겉으로 팍팍 티 내면서 무엇 때문인지는 정확히 이야기하지 않는 이 답답하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불만이 뭔지 말을 해야 해소를 할 텐데, 그 감정을 붙들어 매고 있는 걸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난다.


말을 안 할 거면서 불편감을 겉으로 드러내버리는 것은 미성숙한 태도이니 커가는 과정에서 고쳐야 함이 마땅하지만, 그래도 불편한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 속으로 꾹꾹 누르려는 노력을 하는데도 말을 들으면 조금은 억울할 것 같긴 하다. 자신이 소통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안 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미처 말할 수 없는 어떤 마음이 있어서 그렇겠지.


"말을 해야 알지"와 "말 안 하면 네 마음 아무도 몰라"는 주로 세트다. 네 마음을 알고 싶은데 답답하다는 마음과, 계속 그렇게 살면 영영 남한테 피해 주며 사는 거라고 저주하는 마음이 섞여 있다. (물론 의도적으로 그렇게 건 아니지만)


특히 말을 해야 "알지"라는 대목은 짧지만 많은 것을 내포한다. 내가 꼭 알아야 한다, 너는 내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마음을 반드시 드러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으며, 너처럼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안 된다라는 딱딱한 판단이 들어 있다.


'말을 해야 알지'라고 말하면서까지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어 노력하는 것은 수고로운 마음이다. 하지만 그 수고로움을 전하는 만큼 상대방도 무언가 상대적인 감정을 느낀다. 마치 방문을 꼭 잠그고 있는데 바깥에서는 열쇠 더미를 가져와서 문이 열릴 때까지 여러 개의 열쇠를 가지고 돌아가며 시도해 보는 상황처럼 느껴진다. 그러면 방 안에 있는 사람은 수치심과 무력감이  문을 더 튼튼하게 걸어 잠근다.


만약 "말을 해야 알지, 말 안 하면 네 마음 몰라"가 아닌 "네 마음을 알고 싶어"라고 진심을 부드럽게 전한다한결 가볍고 고마운 마음으로 문을 열 수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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