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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니왕 Aug 07. 2024

각시붓꽃

신비한 사랑

"무용 쪼매만 기다리고 있어래이 내 후딱 다쥑이뿌고 돌아올께"

"내 놔두고 죽으뿌면 내도 그 무덤가

옆에서 뒤지 뿔 기다."

청년과 무용 각시는 부등껴안고 운다.

둘은 정혼한 사이다.


"가자 퍼뜩 다 죽이 뿌자~~"

"와~~~와와와"

전쟁터에 나가는 기세가 모두 대단하다.


"니가 가라~선두에서서"

"내가 꼬옥 가야됩니꺼?

내는 집에 각시도 있는디"

"가라면 가라 말이 많노"

"알겠습니데이 내가 모가지 따오면 되지 예"


"띠벌~~나는 이제 15살인디 모르겠다."

청년은 말에 오른다.


"계백이는 퍼뜩 나온나~~

내는 신라장군 김유신의 조카 좌장군의 김품일의 아들 신라 화랑 관창이다."

관창이가 말을 몰고 적진 앞에서 크게 외친다.

여기는 황산벌이다.

"저 쪼깐한놈이 뭐라 하는겨

 내가 저놈을 죽이면

맴이 워쩌께~~죽이지말고 살려서 잡아와라이"

계백이 명령한다.

(계백장군 다들 알겠지만

계백은 성이 계백이다.

이름이 없다.

황산벌 전투에 나오면서 후손들을

모두 죽이고 나와서

우리나라에는 계백성이 없다고 한다.

계백장군이 일본으로 갔을 때 태어난 후손이 있다고는 한다.)

"놔래이 내가 누군지 아나? 나는 신라 대장군 김유신의 조카김품일의 아들 신라화랑

관창이다."

"긍께 조카면 조카고 아들이면

아들이고 뭐라 하는 거야"


관창이는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잡혀왔다.

"아가~니 용기가 내 맴을 찢어버려서

살려보는겨"

계백이는 관창이를 살려 보내 준다.


"아부지요 내다시 갔다 올게. 내 계백이 모가지 따서 올게"

관창이는 다시 간다.

"계백이 나온나.나는 신라 대장군

김유신의 조카......."

말도 끝나기 전에 다시 잡혀왔다.

그러나 계백이는 다시 살려서 보냈다.


"아부지 내 또 갔다 올게"

관창이는 창을 높이들고 다시 말을 타고 달린다.


"나는 신라 대장군......"

이번에도 말이 끝나기 전에 잡혔다.

"엔간치 와라잉~ 니는 목심이 몇개있는겨~~"

계백이는 이제 더 이상 살려보내지 않았다.

목을 쳐서 말에 실어 돌려보냈다.


그렇게 관창이는 어린 나이에 죽었다.


"내가 따라 죽으뿐다 했제 흐흐흐"

무용 각시는

오롯이 일편단심으로 관창의 무덤가에서 매일 슬프게  울다가

어느 날 무덤가 옆에서 관창을 따라갔다.

사람들은 무용 각시의 일편단심

관창의 사랑을 알기에

관창의 무덤가 옆에 곱게 묻었다.


그 다음 해 봄에 보라색의 영롱한 빛을 내며 이쁜 꽃이 피는데

그 꽃이 꼬옥 무용 각시처럼 이뻤다.

그 꽃이 각시붓꽃이다.

각시붓꽃의 잎이 꼭 관창의 칼처럼 날카롭게 뻗어있다.

죽어서 각시꽃이 된 무용 각시를  관창이 지키는 모습이다.

각시붓꽃

3년전 종자를 심어 이맘때(4월~5월)가 되면

항상 관창이의

칼이 먼저 나오고 무용각시의 같은 꽃이 나온다.

몇일 못간다.

이때 봐야 한다.


각시붓꽃의 꽃말은

"신비로운 사랑" "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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