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제목에 이끌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도 아마 좋아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고기 좋아하는 사람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고생한 날에는 끝나고 고기 먹으러 가자 하고, 부탁할 일 있을 땐 고기 사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차피 인생은 고기서 고기다', '기분이 저기압일 때는 고기 앞으로 가라', '힘들 때 우는 건 삼류, 참는 건 이류, 먹는 건 육류다' 이런 말들도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졌습니다.
저는 현직 마트삼촌입니다. 매일같이 다양한 분들께 다양한 고기를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세상에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고,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사서 먹고 있는데, 우리는 과연 고기를 얼마나 잘 알고 먹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요.
도대체 뭐가 좋은 고기고, 도대체 어떻게 구워야 같은 고기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도대체 무엇과 곁들여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걸까요?
아 뭘 따져! 그까짓 거 그냥 먹으면 되지
맞습니다. 사실 고기는 따지지 않고 대충 먹어도 웬만하면 맛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아래 내용 들어보셨나요?
삼겹살 중에서도 '미추리'라는 부분이 있다?
고기는 한번만 뒤집어야한다 vs 자주 뒤집어야 잘 익는다?
국내산 소고기라고 해서 다 한우는 아니다?
한우 투쁠이라고 다 똑같은 투쁠은 아니다?
한우는 투쁠이 있는데 돼지고기에도 투쁠이 있을까?
처음 듣는 내용도 있을 수 있고,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까먹은 내용도 있으시죠?
'그거 알면 뭐 달라지냐'하시는 분들은 굳이 더 이상 이 글을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애당초 고기를 잘못 샀든지, 원래는 좋은 고기였는데 잘못 구워서 맛이 없어졌든 상관없이 '오늘은 좀 맛이 없네?' 하고 넘기실 수 있는 분은 굳이 이 글을 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더 좋은 고기를 더 맛있게' 먹고 싶습니다. 저는 고기에 대한 지식들을 알면 알수록 '그거 알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뭐가 좋은 고기인지, 어떻게 구워야 맛있는지 꼭 알고 싶습니다. 나쁜 고기는 사고싶지 않고, 좋은 고기를 잘못 구워 버리기는 더더욱 싫습니다. 크든 작든, 내 돈이든 남의 돈이든, 귀한 돈으로 산 소중한 고기를 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저처럼 고기에 진심인 분들과 함께 고기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모르고 먹으면 평생을 먹어도 항상 고기서 고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고기에 대해 아주 조금 더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고기 생활은 훨씬 더 풍성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현직 마트삼촌이 말하는 고기 맛있게 먹는 법
고기 좀 먹어본 놈이라고 자부하는 마트 삼촌이 말하는 고기 맛있게 먹는 법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좋은 원육을 잘 사서
좋은 방법으로 잘 구워서
좋은 재료와 잘 먹는다
앞으로 크게 이 세 가지 내용을 다뤄볼까 합니다
마트 혹은 정육점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고기를 잘 고를 수 있는지
잘 구해온 고기를 맛있게 굽는 법은 무엇인지
어떤 재료와 어떻게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요.
사실 고기에 대한 정보는 이미 세상 여기저기에 널려있습니다. 유튜브에도 있고, 네이버에도 있고, 심지어 신문기사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괴담처럼 떠도는 풍문이 대부분이고 맞는 정보라 하더라도 앞뒤 다 자른 단편적인 결론만 여기저기 흩어져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기에 대해 관심 가지고 알아보고 싶어도 수고롭게 각각의 정보를 하나씩 하나씩 찾아야만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 에 진심인 편'이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고기를 그냥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고기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무엇에 진심일까'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요. 저는 고기에 꽤 진심이더라고요. 좋아하면, 더 깊이 알고 싶어 지게 되잖아요? 고기에 대해 좀 깊이 알아보려고요.
이 글은 축산업 전문가보다는 오늘도 큰 고민없이 마트에서 고기를 고르는 수많은 보통사람들을 생각하며 써내려 갑니다. 새우살이나 토마호크 같은 요새 유행한다는 부위도 들어봤고 수비드니 리버스 시어링이니 하는 단어들도 들어봐서 알긴 하지만, 과연 그 단어들이 내 고기 생활에 실제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는 우리들, 그냥 보통 사람들을 위해서요. 그러니 혹시라도 전문가분께서 이 글을 함께 읽고 계신다면, 부디 이 글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