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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욱 Aug 12. 2018

독립생활자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코끼리와 벼룩

코끼리와 벼룩

나의 한 줄 평 : 어쩌면 뻔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

인상 깊은 책 속 한 구절 : 그저 21세기의 완전히 다른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 하나의 지침으로 삼기를 바란다.


나는 코끼리 같은 정유회사를 다니다가 약 2년 전 퇴사하고 소상공인이 되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몇 되니 굳이 따지자면 우리는 벼룩과 코끼리 사이의 무언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작은 포유류라던 땅벌박쥐?쯤은 되지 않을까 싶다. 제목에서 예상 가능하듯이 이 책의 내용은 코끼리 같은 거대 조직에서 생활하던 저자가 독립생활자인 벼룩으로서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2001년에 쓰인 책이라 약간 옛날이야기스럽기도 하지만 17년 전의 그의 예측이 꽤나 잘 들어맞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읽을 가치는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세 가지 질문으로 다시 곱씹어 보려고 한다. 

1. 찰스 핸디의 예측은 적중했는가
2. 만약 그가 지금부터 20년 뒤를 예측한다면 어땠을까 
3.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찰스 핸디의 예측은 적중했는가?

그의 예측대로 벼룩의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거의 20년 전 저자가 말한 포트폴리오 인생이라는 개념은 이제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개념이 되었다. 언론에서 그리도 외치던 이모작, 삼모작 인생이란 단어 덕분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회사가 종신고용과 지속적인 성장을 약속해줄 수 없는 단계에 온 우리나라는 정년이 빨라지고 승진이 정체될 수밖에 없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포트폴리오 인생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이제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코끼리는 우리를 평생 코끼리 등에 올라타지 못하게 한다. 우리는 자의로든 타의로든 코끼리에서 뛰어내린 이후 벼룩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찰스 핸디가 예측하는 20년 뒤는 어떨까?

다가오는 미래는 슈퍼 벼룩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MCN(Multi-channel network) 등은 이제 흔한 단어다. 이런 단어들이 조금 낯선 사람들이라도 유튜버, BJ, 왕훙 같은 단어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지금 단계의 인터넷에서도 이미 벼룩 친화적인 환경은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여러 Social Media 덕분에 일반인도 명성을 얻거나, 준 연예인급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대단히 많아졌다. 찰스 핸디가 이 책을 냈을 때도,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명성을 얻은 사람들(유명한 프로게이머 쌈장 형님이라든가...)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수나 영향력이 20년 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해졌다. 인플루언서 이외에도 1인 기업, 1인 출판사 등 옥스퍼드를 졸업한 셸 임원 출신이 아닌 일반 보통 사람도 벼룩으로서 생존하기에 조금은 더 나은 환경이 된 건 사실이다. Social Media가 과거 중앙집권적 과점 형태의 Media를 극복하고 Media권력을 개인에게 이양하고 많은 인플루언서를 배출한 것처럼 다가오는 20년 동안 중앙집권적인 구조나 기술들은 더더욱 탈 중앙집권적, 개인 중심적인 구조와 기술을 향하여 가속화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이나 여러 가지 기술들이 새로 등장하고 큰 역할을 하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는 슈퍼 벼룩이 될 가능성을 더 많이 획득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슈퍼 벼룩이 되기 위해서는 지향점이 명확해야 한다.(=존버! 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열심히 벼룩 친화적 환경이라고 열심히 적었지만, 사실 여전히 벼룩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유명 유튜버가 한 달에 몇억을 버네, 누구는 인스타로 몇억을 버네 이런 이야기가 돌고 나서 모두가 큰 꿈을 안고 유튜브, 인스타를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만큼 그 경쟁도 치열하다. 이 속에서 웬만한 일반 벼룩들은 살만한 벼룩으로 등극하기보다는 등만 터지기 십상이다. 등이 터지지 않고 슈퍼 벼룩으로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지향하는 바가 명확해야 한다. 명성을 얻은 인플루언서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한 길을 꾸준히 걸었던 사람들이 꽤 많다. 예를 들면,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해설로 유명세를 떨쳤던 유튜버 '발없는새'도 사실 네이버 블로그 시절부터 영화 파워블로거로 인정받으며 이미 내공을 쌓아왔던 사람이라든지, 여행 동영상 하나로 박막례 할머니를 스타로 만들었던 그 손녀도 꾸준히 영상작업을 해왔던 사람이라는 사실 같은 것들이다. '직장인의 미덕은 준비된 채로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라던 멘토님의 말이 벼룩의 세계에서도 그다지 틀리지 않는 것 같다.


벼룩으로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옳다고 믿는 대로 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명함만 내면 알 수 있는 코끼리에서 벗어나 벼룩으로서 통장이 텅장이되는 순간에도 끝까지 해내기 위해서는 한 가지 지향점을 보고 버텨야 한다. 그게 돈이든, 성장에 대한 욕구든, 열정이든, 사랑이든, 두려움 이든 간에.



코끼리의 등에 탄 벼룩을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벼룩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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