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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애 Aug 24. 2020

희곡 속에서, 나도 모르는 나 찾기

너, 네 캐릭터가 뭔지는 알아? 글쎄... 나는 누굴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이 세상 모든 드라마는 그 모를 한 길 사람 속, 꼭꼭 숨기고 사는 속 사정을 관객 앞에 펼쳐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솔직해지기로 했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 공연, 책을 보고 읽으며, '아, 이 캐릭터 죽인다' 감탄하고, 그 인물과 함께 울고 웃었다. 문제는 그런 죽이는 캐릭터를 내가 직접 만드는 건 어렵다는 것. 내가 만든 캐릭턴데, 그 한 길 속이 들여다보이지가 않는 거다. 관련 서적도 읽어보고 습작도 해봤지만, 늘 제자리걸음만 하는 기분. 그러다 문득, 나에게 물었다.
 
 '근데 너, 네 캐릭터가 뭔지는 알아?'
 
 글쎄,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어느새 나이까지 헷갈리고 있는 나는 누굴까?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물 분석 위주로 희곡을 정독하고 그 기록을 남겨 보기로 했다.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던 나까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기록까지 하기로 한 이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작업을 끝까지 마치고 싶어서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인 만큼, 이 글들은 내 마음대로 쓸 거다. 평생 남의 눈치 보며 썼다. 처음으로 용기 내서 내 마음대로 써 볼 작정이다. 희곡 인물 비평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뭐 이런 데 상관없이, 인물의 마음을 느끼는 데만 집중할 거다. 누군가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데 알아야 할 이론 같은 건 없으니까. 그리고 마음 편하게 놀 듯이 쓸 거다. 잘 쓰려다가 자료조사만 하다 끝나거나, 잘 쓰려다가 못 끝낸 작품도 많고, 잘 쓰려다가 한 줄도 못 쓴 적도 너무 많다. 숨이 쉬어지듯, 매일매일 물만 주는데 새싹이 아름드리나무가 되듯, 천천히 꾸준히 즐기며 완성만 하는 게 목표다. 총 열다섯(15) 작품, 일타쌍피로 영어공부까지 하기 위해 영문 연극이나 뮤지컬 대본을 읽고 소개할 생각이다. 가능하면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드라마로, 스포일러는 원하는 분에게만 제공해야지.


이 프로젝트의 끝에서 나는 나도 몰랐던 어떤 나를 만나게 될까? 두렵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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