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자꾸 마음이 앞선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
지금 이대로 머물면 안 된다는 조급함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흔들어 놓는다.
그런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하루가 시작되어도 이불 밖으로 나가는 데 한참이 걸리고,
머릿속은 수없이 분주한데
정작 손끝 하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만 있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시간은 내 눈앞에서 너무도 빠르게 흘러가는데
나는 자꾸 그 시간 바깥에 놓인 사람처럼 느껴진다.
달리고 싶은데,
발이 묶여버린 것처럼 무거운 나날.
가만히 귀 기울이면,
머릿속에서는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웅성거린다.
‘이래도 되는 걸까.’
‘시간이 너무 아까운 거 아닐까.’
‘그래도 뭔가는 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럴수록
더 깊은 곳에서 조용히 속삭이는 또 하나의 마음이 있다.
‘괜찮아. 지금은 이렇게 쉬어도 돼.’
‘이겨내려고 애쓰는 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는 거야.’
그 말을 듣고 있으면
문득 울컥해진다.
나도 모르게 쥐고 있던 마음이 살짝 느슨해지고
주르륵,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그런 순간.
나는 지금
어느 방향이 옳은지도 모른 채
다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지금,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는 어떤 희망을 향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그 무언가는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나는, 믿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