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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고모

by 블랙홀

서로 다른 곳을 보던 눈

앙 다문 입술

작달막한 키는

할아버지를 닮아 그렇다고

툴툴거리던

세 살 위

막내 고모


새벽마다 들리던

건넛마을 예배당의 차임벨

뿌우 울며 마을어귀를 돌아가던 첫 열차는

기분 좋은 자장가

곁에 자던 고모는

살포시 내 손을 잡아줬고


누가 잘하나

번갈아 읇조리던 유행가는

가요무대서나 들을 수 있는

빛바랜 추억


오십을 채 넘기지 못하고

늦둥이 아들을 남겨두고

그렇게 떠났지만

검정 교복에 하얗게 물들인 카라

수줍던 여고생 모습은

내 가슴 한켠에 머물러 있다.


주름 생기기 전

흰머리 생기기 전

가장 아름다울 때 떠나면

그 모습 그대로

기억될까?


어느 곳에 잠들었는지

가던 길도 못보고

보고싶고

미안하고

그립다.

막내 고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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