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경력을 쌓으며 한 계단씩 올라는 직종이지 반도체나 일반 대기업처럼 능력으로 뛰어넘는 직군이 아니다.
그저 본직에 충실하면서 묵묵히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길을 발견하게 된다.
정년퇴임까지 보지 못하는 사람도 꽤 많다.
초임부터 계획은 하되 발톱은 보이지 마라. 적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도와주려던 선배는 후배가 자신을 앞지를까 봐 정보를 주기는커녕 경쟁의 대상으로 울타리를 치고 동기들은 욕심 많고 이기적이라고 뒤에서 쑤군거린다.
사돈이 땅을 사도 배 아프다는 말은 헛말이 아니다.
몸 담고 있는 학교에서도 도와주지는 못 할망정 쪽박 깨는 부류들이 많다.
비중 있는 일을 맡기지 않으므로 앞으로 나갈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교직사회는 의외로 좁기 때문에 한번 꼬리를 잡히면 좀 체 빠져나가기가 힘들다.
교사는 독립적이나 교직은 조직사회라서, 조직원으로의 본분을 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청에 날 이끌어주는 멘토가 있다 해서 수업이나 학교일은 대충 때우고, 멘토 일에만 발 벗고 나선다면 학교 입장에서는 꼴불결도 그런 꼴불견이 없는 것이다.
교육청 장학직은 빠른 승진을 위한 지름길이므로 장학직의 업무량은 그만큼 폭주한다. 욕심 있는 후배를 보면 정보를 미끼로 자신의 업무를 넘기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사람에겐 나 만 있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주변인들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쓸모없음 버려지는 패가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전문직 시험도 추천서가 있어야 응시할 수 있고, 학교 이동 시에도 근평이 좋아야 한다. 이런 것들은 같은 학교 내에서 상대평가이나 정답이 없기에 교사는 좋은 인성을 기본으로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성이 좋다는 것과 줏대가 없는 것은 다르다.
내 실적이 쌓여도 과시하지 말고, 끝발없는 이가 멘토를 자청한다면 오해하지 않게 논리적으로 상대를 이해 시켜 거절해야 한다.
어쩡정하게 행동하다간 은근 파벌이 많은 조직사회에서 의도치않게 찍힐수 있기때문이다.
회사나 일반행정공무원과는 대도시 외 시골로 갈수록 파벌(출신 대학. 고등 후배)이 심하고, 시험에 합격한다 해도 학교 현장실사(인성, 대인관계, 업무능력 등)에서 탈락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 꼴이 보기 싫음 교포족(승진 포기자)으로 지내면 된다.
우리 기수는 인원이 많다 보니 극성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난다 긴다 하는 사람도 많고 사고 치는 경우도 있고, 선배를 치고 올라가는 사람도 유독 많았다. 전근을 가서도 기수를 말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먼저 경계태세에 들어가는 선배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기억나는 여교장 중 50세가 갓 넘은 교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문직을 거치지도 않았고 경력만으로 승진했는데 47세에 교감이 되었고, 50이 되면서 교장이 되었단다.
남편과 사별하고 30대 초에 어린 자식을 시부모에 맡기고 혼자 섬에 들어가 근무년수를 꼬박 채우니. 그 의지를 보고 도와주겠다면서 멘토가 먼저 다가왔을 때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승진점수만 채웠단다.
승진후보 명단에 들어간 후에야 이를 알게 된 선배나 동기들이 끌어내리려 아우성이었지만 다른 건 몰라도 섬에 들어간 기간만은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멀뚱 거리며 볼 수밖에 없었겠지.
본인도 그때의 처세는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가끔씩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단다. '잘했어'하고
교육청에서 잘 나가는 친구에게 물어봐도 이름은 들어봤으나 얼굴은 모른다니 치밀하게 계획하고 움직인 것을 알 수 있다.
교직사회는 이런 말이 있다.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는 자, 일찍 깨진다.'
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1) 왼 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ㅡ 설레발치다간 죽도 밥도 안된다.
2) 자신의 멘토가 누구인지 밝히지 마라 ㅡ 장학관이나 장학사, 교육장도 라인이 다르기 때문에 호의를 보이다가도 자기 라인이 아니면 그때부터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식을 키우고 싶은 마음은 집이나 직장이나 같다.
3) 실적이 있고, 유능하다 해도 항상 겸손하라 ㅡ 무능한 선배도 그 동기는 피라미드 무리에 있을 수 있다.
4) 동문 모임은 만사 제치고 참석해라ㅡ 친목도모이자 정보의 장이 된다.
5) 유능한 교과연구회에 회원이 돼라 ㅡ연구회에 따라 회원의 추천이 있어야만 하고, 추천이 돼도 반대하는 임원이 있으면 가입이 안된다. 하지만 가입이 까다로운 단체만큼 일단 회원이 되면 무한한 멘토들이 주변에 있어 도움이 된다.
6) 교사의 본분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지만, 정년까지의 먼 길을 가려면 주변 파악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부모님이나 남편이 교직에 있다면 필자가 말하지 않아도 조언을 듣겠지만, 필자처럼 맨땅에 헤딩만 해서 상처만 커지기 때문에 조금은 적나라하게 쓴 것이니 양해를 부탁드린다.
가끔씩 뉴스에 나올 만큼 떠들썩했던 교육감들의 비리로 교육계가 발칵 뒤집어진 때가 있었다. 티 나게 자기 라인만 챙기다가 일어나는 일이다. 적당히 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