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을 오늘에 던져본다.

모든 아이들의 오늘이 보람되기를...

by 송설

새벽 6시쯤 늘 집을 나선다.

오늘도 어김없이 집에서 나와

나의 공간으로 향한다.

오늘은 여느 때와 다름이

집 앞 공기에서부터 느껴진다.

도로에는 차가 좀 많아진 느낌이 들었다.

왠지 모를 분주함,

일찍 꺼진 것 같은 가로등의 불빛

나는 어젯밤 잠을 설쳤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 있었다.

오늘은 대입 수능이 있는 날이다.


어제 맘카페가 들썩였던 이유도

아이들이 배정받은 고사장의 배치도와

고사장까지의 거리를 물어보며

함께 응원을 해 주는 글 때문이었던 것 같다.


수십 년 전 나의 그 차가운

아침 공기를 기억한다.

수능 한파로 유난히 추웠던 그날

밤 새 잠을 못 자고 일어난 아침,

따뜻함이 녹아든 엄마의

아침밥을 야무지게 먹고 도시락을 싸들고

머리를 질끈 묶고 수능 고사장으로

향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뭐가 그렇게 비장했는지,

엄청 열심히 공부를 한 것도 아니면서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내가 해결해 보겠노라

선포하는 사람처럼

나는 그렇게 시험시간 내내

꽤 진지한 태도로 최선을 다 했었다.

시험이 끝난 그 시간 해가 희미하게

지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친구들과 어떤 말고 하지 못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던 우리들,

모두가 나를 기다리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의 결과에 대한

한마디를 듣고 싶어 함이 느껴졌던

그날의 분위기가..

아직도 끄집어낼 수 있을 만큼

선명하게 내 기억 속 한편에 있다.


오늘 새벽부터 학교 앞에

차가 줄지어 늘어서고

경찰차와 경찰이 학교 앞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살짝 울컥했었다.


내년엔 내가 저 행렬에 서 있겠지..

최선을 다 해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는

내 딸과 함께

나는 어쩌면 내 딸아이를 보내놓고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

그 아이의 수고와 고생을 옆에서

생생하게 보았으니 말이다.

나는 오늘로부터 딱 일 년 남은

내 딸아이를 위해

어떤 말도 아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지와 응원의 말만 해줘야지..

지금은 어떤 무지성의

응원도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오늘은 아침부터 자신들의

12년을 테스트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나의 마음을 가득 담아 응원의 기도를 보낸다.


오늘이 지나고 나면 꽤나 신나고 재밌는

20대가 그들에게 올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을 최대한 차분하고 조용히 보내야겠다.


커피와 쿠키향이 가득한 내 공간에서

오늘도 나는 나의 염원을 세상 속에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