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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Aug 28. 2022

좋은 시간은 왜 항상 짧은지

좋은 사람들과 떠났던 특별했던 추억


- 코로나의 시대에서 어딜 떠난다는 것은 지탄받을 일이기도 합니다, 혹여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코로나가 발발한 시기부터 늘 조심하게 살아왔던 저는 최근 들어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건강이 좋지 못하고 겁이 많았던 저는 백신의 부작용이 무서워 백신을 맞지 못하고


어찌 보면 나 자신이 중요하단 핑계 아닌 핑계로, 주변의 인간관계를 조금씩 정리해가며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된 근 1,2년이었습니다.


그 많은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저는 걸리질 않았기 때문에 사실 그리 큰 무서움은 없었지만


코로나를 걸려보니 정말 '아, 이러다 죽겠구나' 싶을 정도의 고통과 '이래서 전 세계적인 팬데믹 수준이구나'


라는 공포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픈 기간에 특정 국가를 매우 많이 미워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느꼈던 바는 '사람 인생은 어떻게 될 줄 모르는구나, 삶을 사는 데 있어


좀 더 열심히, 아니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고 즐겨야겠다. 사람일은 모르는 법이니까..'라는 마인드가 조금 더 강해졌습니다.



사실 이런 말씀을 먼저 드리는 이유는 예전부터 친한 친구들과 했던 얘기 중에


'늙기 전에 우리끼리 해외여행이나 한번 가자'라고 했었고, 그 친구 중 한 명(A)이 결혼을 앞두고 있어


'결혼 후에는 친구끼리 해외여행을 가기는 힘들 테니 그전에 한번 가자'라고 하게 되어 추진력이 강한


B의 주도하에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나갔습니다.


디-데이는 짧아지고 그 와중에 코로나를 걸려서, 솔직히 가기 힘들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많이 들었는데


그러한 걱정은 코로나를 회복하면서 '그래,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내가 해외를 가볼까


(+아파보니 내가 한 번쯤은 하고 싶은 일을 미루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해서 여행에 대한 마음가짐을


더욱 확고히 했습니다. 그 와중에 친구 B가 '백신 미접종자+경제적인 부분을 고려(백수인 저를 위해)'


를 고르다 보니 베트남이 우선순위로 뽑히게 되어 베트남을 가게 되었습니다.

(고마워 B. 추진력 강한 네가 없었으면 이런 기회도 없었을 거야)


새벽 비행기를 타고 타국의 땅을 밟으니 눈앞에 제주도가 있더군요 (오잉?)

야자수를 보고 잠시 제주도라고 착각했습니다.


그렇게 타국의 땅을 밟으니, 신대륙을 밟은 콜럼버스의 느낌이 이런 느낌 일까? 싶을 정도로 '호기심+설렘'


이 마음 가득 퍼져 자꾸 두리번거리고 웃음이 새어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지인들과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2박 3일과 그 기간 동안의 일들이 현실감이 안 느껴지더군요.


우리가 흔히 하는 생각인 '주말은 왜 이리 짧은 거야?'라는 것처럼 눈 깜박하는 그 새에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 좋았던 시간들은 짧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힘든 시기엔 너무 느리게 느껴지지만.)


커플들은 데이트가 끝날 때 늘 아쉬워하고, 군인들은 휴가를 나왔을 때, 직장인들은


오래간만에 즐기는 휴식이나 여행 같은 좋은 일들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버리곤 하죠.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즐겼던 모든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바뀌고, 또 그걸 원동력 삼아


일상을 보내는데 힘이 되곤 하죠. (보조배터리 같은 느낌이랄까요? 좋았던 시절을 되돌아보며 추억하듯이)


여행을 가거나 혹은 주말에 경험하고 싶었던(보고 싶은 사람들과, 먹고 싶었던 음식들, 가고 싶었던 곳)


다음 스탭(단계)으로 가기 위한 모든 것들을 위해 휴식은 정말 필요한 재충전의 시간인 것 같습니다.



가끔 현재 상황이 고되다고 느낀다면 행복했던 시간들에 초점에 두고


다시 올 그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겪고 있는 여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평소에 먹는 음식도 좋지만 다이어트할 때 치팅 기간에 참았던 음식을 먹을 때의 행복감은


똑같은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더 맛있게 느껴지잖아요? 그런 것처럼, 다음 행복을 더 만끽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삶이 퍽퍽하잖아요?)



누군가 그랬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가장 큰 걸 두고 온다. 걱정"


가까운 근교를 떠나는 것도 좋고, 평일에 하지 못했던 영화/게임/혹은 밀린 잠과 뒹굴거리기


등을 하셔도 좋습니다.


당장 먹고살기 급한 분께는 사치스러운 말이 분명합니다.


다만 당신을 위한(본인을 위한)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숨통이 트이도록.


그래야 더 안정되고,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음 글은 즐거웠지만 짧았던 베트남 여행기를 상세히 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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