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설계
요즘 공방을 바라보며 자주 생각한다.
나는 왜 내 공간을 꾸미는 데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할까.
(그리고 나 자신을 꾸미는 데에도 큰 재미를 못 느낄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보여지는 것보다는 그 기능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일 것 같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에 철저히 공감.
예외도 있지만.
예쁘게 연출하기, 기능 없는 장식하기에는 마음이 잘 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내 공간은 (일반적인 기준에서의) 정리가 덜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정돈이 잘 된 공간에 들어가면
사람의 마음이 편해진다는 생각을 한다.
'이 공간 주인은 부지런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일반적 기준을 학습한 공동체 안에서 그 일반적 기준에 따른 정리를 해 좋은 그곳에서는 일반적인 기준의 상식으로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 알기 때문에 느끼는 안정감.
그렇게 정리된 공간은
“여기는 안전해.”
“이 자리에 앉으면 돼.”
“이렇게 하면 괜찮아.”
라고 말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어수선한 공간에서는
'내가 방해가 되지 않을까',
'어디까지 손대도 되는 걸까',
'이곳의 규칙은 무엇일까',
작은 긴장이 생긴다.
타인의 행동을 안내하는 구조
나는 꾸미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를 생각하는 사람에 가깝다.
공간 역시 예쁘게 보여주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이 관계 맺는 동선을 안내한다.
그건 인테리어가 아니라 관계를 설계하는 일이다.
공간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그리고 그 고민은
누군가가 이곳에 들어왔을 때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정리에 대하여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