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버림에 대하여

그 마지막 모습이 '정돈된, 단정한' 모습이라면

by 클라 Klarblau

물건들을 쓰레기봉지나 쓰레기통에 버리면 그 모양이

저 쓰레기 세상은 다른 세계 같다.

그 기분은 뭔가 묘하다. 행복하지는 않다.


내 손을 떠나는 모습이 아름답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얼른 그곳에서 떠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내가 정돈해서 내놓아도, 대부분 쓰레기통에 뒤죽박죽 던져진 다른 쓰레기와 섞여 예쁘지 않다.

비교적 온전한 상태의 분리배출함 사진.

그 모습이 어쩐지 존중받지 못한, 정말로 '버려진' 모습이다.


물건에게도 마지막 장면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명체는 죽으면 장례를 치르며 정돈된 모습으로 떠나보낸다.

물건은 그렇지 않다.

만약 버려질 때 조금은 정리된 모습으로 간다면 나는 조금 더 편히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버려진 이후 그 쓰레기들이 어떻게 되는지 그 과정을 보지 못한다

특히 도시에서, 집에서 버려지는 물건들도 그것들이 정말로 재활용이 되는지, 그저 매립되어 오랫동안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예전에는 대부분이 자연으로 돌아갔다. 버림은 분해였고 순환이었다.

지금은 버림의 과정은 단절이다.


아마 그래서 나는 물건을 내 버리는 것에 멈칫하는 것 같다.





그냥 버리면 뒤섞여 지저분해진다.
형태를 잃고, 다른 것들과 섞여,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사라진다.

하지만 버려지는 것들이 어디론가 잘 가도록 정리해 주고, 그것을 누군가가 소중히 가져간다면


물건을 더 가볍게 떠나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장례를 치르듯, 혹은 한 생명을 다른 이에게 입양 보내듯,


버림이 단절이 아니라,

이어짐의 한 장면이 된다면.


매거진의 이전글후원에 대하여 2 - 나만의 특징 선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