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의 재고를 보관료와 재고처리비용을 내고 구매한다.
일회용으로 쓰이던 현수막이
다른 작업의 바닥 깔개로 다시 쓰였다.
이것이 없었다면
그들은 비닐을 하나 새로 샀을 것이다.
우리는 필요한 것이 생기면
이미 있는 것이 있지만,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구매’하는 방법을 먼저 떠올린다.
매장은 창고의 역할을 한다.
우리는 그곳에 보관되어 있는 물건을 가져오며
그 보관의 비용을 함께 지불한다.
매장의 물건이 비면, 그 매장은 다른 물건으로 채워진다.
우리는 그것을 비우기 위해 열심히 '구매'해주러 간다.
마트라는 창고에서 보관료를 내고 '구매'한다
대개 한 번 쓰이고 버리고
다시 물건의 보관료를 지불하러 창고로 간다.
그 전과후의 일은 구매자 눈앞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버려진 물건은 이동하여 어딘가에 쌓이고 묻힌다.
그 운반되는 비용, 그 어딘가 쌓여 보관되는 비용은
사회 전체가 다 같이 감당하도록 한다.
심지어 지구 저편의 아프리카의 어느 식물에게도.
사실은 내가 잠시 보관해도 되는 것을, 그렇게 계속 써 주면 되는것을
너무 쉽게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이것은 물질의 순환일까 아니면 막힘일까.
갖고 있다가 계속, 혹은 다른 방식으로 써 주면 되는 것을
너무 빠르게 ‘내 것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건 아닐까.
물건을 어디선가 새로 사는 행위는 익숙하지만,
물건을 가지고 있는 일은 점점 낯설어지고 있다.
보관의 책임은 점점 바깥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