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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라 Klarblau Mar 06. 2024

오만가지 생각으로 설레는 삶

그래서 항상 열정적이다


어려서부터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었던 (혹은 싫어해주었던) 나의 특징 중 하나는

그를 잊지 않고 찾아주거나, 먼저 연락하는 것, 먼저 도와주는 것, 약속을 지키는 것

그런 것이었다.

어떤 조직의 대표가 되면, 조직원 모두를 챙기는 사람이었다. 그들 각각의 상태를 파악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힘을 주는 것이 결국 그 조직을 위하는 것이고, 대표들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있기도 했다.


이런 걸 할 수 있게 혹은 하게 된 이유는 평소에 그 사람들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은 어떠한 경우에 '쓸데없는' 행동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남 신경 쓰는데 드는 시간에 나 자신이나 잘 챙기라는 것이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나 자신을 종종 돌아보며 그렇게 좀 살려고 노력해오기도 하였다.

어떤 측면에서는, 내가 그 시간에 좀 더 내 것에 집중했더라면 훨씬 더 나의 것의 퀄리티가 높았을 것 같다.


하지만 나의 것을 할 때에도 사람이든 동물이든 물건이든 어떠한 것과 연관된 것들이 떠오르고, 연결고리가 떠오르고, 그걸 그에게 알려주고 싶고, 혹은 물건의 경우라면 이것과 저것들을 접목하면 뭐가 되겠다는 생각이 툭툭 떠오르는데, 그러면 그 생각을 자꾸 하게 되고, 그걸 뭐라도 하지 않으면 자꾸 떠오르니까 뭐라도 해야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사람에의 경우라면, 이 일은 저 사람과 연관된 것이 떠오르고 그걸 알려주든 뭘 하면 그 사람이 더 쉽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가끔은 그 사람이 요즘 상태가 어떤가 하며 문득 뭔가 떠오르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눈을 뜨면 보이는 것들에 대한 온갖 내가 아는 관련 데이터들이 머릿속에 올라가고, 눈을 감으면 기억이나 상상의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래서 어떠한 현상에 대해 계속 다른 생각을 내뿜게 되고

요즘 용어로 그게 창의적 발상이라고 주던데

그렇게 어려서부터 연상을 잘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집중력이 좀 없기도 하다.

(그런데 미술시간이나, 뭔가 그리거나 만들기 할 때에는 몇 시간이고 꼼짝 않고 그걸 하는 나였다... 신기해)


나 자신을 꾸준히 사회화하면서, 이러한 나의 모습이 남들에게는 필요 없는 원하지 않는, 심지어는 그런 걸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는 걸 경험하면서, 이제 웬만해서는 내 머릿속에만 떠오르는 것을 표현하지 않고 있다.

혹여 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신 분들, 요란스러울까봐 걱정되시나요. 안심하십시오^^


이걸 보면 떠오르는 것들을 여과없이 주르륵 말하면, 옆에 있는 이가 정신없어하는 것 같다. 주제 없어 보이는 (나는 다 연계가 있는 걸 말하는 건데) 말을 하는 모습은 가벼워 보인다는 것을 알았고, 그저 말을 안 하게 되었다. 가끔 내가 정신 놓고 있으면 신나서 튁튁 단어들을 말하거나, 이거 이렇게 하면 어떨까, 안될까, 좋겠다라고 실없(어보이)는 소리들을 한다. 그리고 몇 마디하고 정신 차린다...

많은 이들은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생각을 해 내는 데에 에너지를 붓는다지만, 나는 떠오르는 생각을 차단하고 떠오른 것을 그저 내 안에서 잠재우는 데에 에너지를 더 많이 붓는 것 같다.

그냥 이것들을 마음껏 발산해 왔다면 사회적으로도 꽤나 다채로운 영향을 주었을 텐데.


가만히 있어도 내 안의, 내가 아는 외부의 존재들이 연결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커가면서 이건 이래서 안돼, 저건 저렇게 하면 안 돼 라는 여러 제한들을 학습하면서, 나의 상상의 범위는 일정 부분 한계가 생겨 있지만 그래도 연상되는 걸 막는 건 또한 수고스럽다. 이러나저러나 에너지 드는 건 마찬가지라면 내 마음이 즐겁고 자연스레 생기는 곳에 에너지 들인다.  생각만 한 것을 표현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자꾸 떠오르니 새 상상을 할 자리가 줄어드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걸 자제하고 있는 에너지가 아깝기도 하다. 

이런 걸 다 받아주는 사회, 인간관계, 이 소리들을 갖고 가서 실현해 주는 사람, 혹은 실현을 같이 할 사람만 세상에 그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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