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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스빌둥 졸업

드디어 학교 탈출!

수습기간을 마치고 3년

드디어 졸업을 하고 클라비어바우어가 되었다.

3년 6개월 과정이지만 6개월을 단축하여 3년 만에 졸업했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우선 아우스빌둥을 시작한 해에 여자친구랑 평생을 약속하는 계약을 했다. 본에서 서류처리를 했는데 대사님이 덕담을 해주셨다. 결혼식은 2년 뒤에 한국에서 올렸다.


아우스빌둥의 하이라이트는 학교였는데 정말 학교 때문에 너무너무 힘들었다. 왜 그리 힘들었는지 그만둔다고 마음먹은 날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독일에서의 교우관계도 어떻게 하는 건지 적응이 어려웠고 파티문화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학교수업을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지금까지 경험 못한 독일어 폭탄이었고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친절한 친구 몇몇은 힘든 거 있으면 말하라고 하지만 거의 말뿐이었다. 한 번은 시험을 백지로 제출한 적도 있었다. 애들한테 치이고 선생님한테 치여서 너무 힘들었던 날 결국 사장님께 하소연을 했고 감사하게도 조치를 취해 주셨다. 정말 고마웠다.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과 내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내려놓을 수 있어야 끝까지 가는 힘도 있다는 걸 느꼈다.


당연 좋았던 점도 있다!


학교는 슈투트가르트 근교에 Ludwigsburg라는 동네에 있는데 산지가 많고 포도나무가 많다 보니 자전거를 타고풍경을 보러 다니기 너무 좋았다.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많이 해소했다. 종아리가 튼튼해지는 건 덤이었다.


직장에서도 처음엔 쉽지 않았다. 모르는 걸 물어보는 게 익숙하지 않던 시절 질문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려웠는지.. 그래도 친절한 동료들 덕분에 지금은 독일어도 조금 편해졌고 독일의 사회에 많이 적응을 할 수 있었다.


꼭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자.


대망의 졸업시험

졸업시험은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으로 나뉜다.

필기시험은 마지막 학기 마지막 즈음에 치러지고 전공과목+경제 과목을 봤다. 독일에서 국가시험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했고 대부분이 암기라 깜지를 만들어가며 죽어라 외었던 기억이 난다. 결과는 거의 한 달 뒤쯤 나왔다.


실기시험은 보통 필기 졸업시험이 끝나고 6개월 정도 뒤에 보지만 나는 단축을 했기 때문에 한 달여 시간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시험 2주 전부터 준비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다.

그렇게 시험 전 2주의 준비를 마치고 만삭인 아내와 함께 차로 6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서 학교에 갔다. 시험은 4일 동안 30시간이 주어진다. 그동안 피아노 모델 만들기와 조율, 구두시험이 진행된다.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시험이 진행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발표는 모든 시험이 종료되고 6시간 뒤쯤 한자리에 모여서 발표한다. 한 명씩 호명을 하면서 발표를 했다.


합격의 발표를 듣고 그제야 긴장이 풀리고 그동안의 날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쁜 감정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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