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여행을 마치며

무작정 혼자 떠난 쿠바 여행

by 삼육오늘

마지막 날 밤...


시간이 흐르는 게 아쉬워지는 마지막 날 밤이다.

집을 나와 동네 한 바퀴를 걷는다.





매번 다니던 길도 빛이 없는 밤이 되면 새로운 곳으로 보인다.

집 근처를 빠져나와 길가로 나오니 가로등불이 없다. 깜깜한 길을 걷는데 괜히 무서워져 돌아갈까 말까를 계속 고민하다 '마지막'이라는 이 세 단어 때문에 용기를 낸다.





집을 나설 때 집주인 아주머니는 나에게 맛있는 빵집이 있다며 소개해 주셨다.

집에서 십분 거리, 유난히 사람이 많았던 이 디저트 샵은 현지인보다 관광객들에게 더 인기가 많은 곳으로 보였다. 잔돈도 써 버릴 겸 파이와 케이크 세 조각을 사들고 목적 없이 집 반대편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갑자기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 맞는걸 너무 싫어하는 나이기에 후다닥 다시 왔던 방향으로 되돌아 집으로 향했다. 어둠이 주는 공포보다 비 맞는 게 더 싫었고 들고 있던 케이크 상자가 젖게 되는 것은 더 싫었다.





비를 피해 집으로 돌아왔지만 내심 얼마 남지 않은 이 곳에서의 시간을 이렇게 집에서 보낸다는 것이 한편으로 찜찜했다...


모든 가족들이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길래 사온 얼마 안 되는 작은 케이크를 맛보며 Betty와 알아듣지 못하는 쿠바 드라마를 보며 얘기를 나눴다. 쿠바에서 인기 있는 것들, 교육 시스템, 직업 얘기 등등 모든 것이 흥미로웠다. 베티와 얘기를 하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바로 며칠 전에 알게 된 이 아이에게 느껴지는 오래된 친밀감. 그건 베티만이 가진 큰 장점일 것이다.

나는 언제일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하며 꼭 쿠바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쉬운 마지막 밤을 그렇게 보냈다.



다음날..



새벽에 일찍 출발할 테니 나 때문에 절대 일찍 일어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건만 모든 식구들이 새벽 눈 비비고 일어나 아침까지 챙겨주셨다. 받기만 했던 게 내심 미안해 곧 있을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챙겨갔던 카드를 써 드렸다. 약소하기만 한 내 카드를 받고 아이처럼 너무나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지막이 더 아쉬워진다.



만남과 헤어짐..

하..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나는 그렇게 창밖으로 끝까지 손 흔들어 준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안고 다시 추운 나라 캐나다로 돌아간다.





Bye CUBA!

2016 12, 17




쿠바가 지금의 모습을 잃어버리기 전에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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