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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육오늘 Jan 16. 2023

세월의 흔적_올드타운

#2 | 치앙마이 여행기_2022.12

 


치앙마이 기차역에 내려 올드시티에 위치한 숙소까지 차로 15 내외였다. 내가 머물 방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하여 짐만 놔두고 동네 한 바퀴를 걷기 시작했다. 오전 10시라서 그런지 날씨도 나름 선선했고 (12월의 치앙마이는 아침저녁 서늘한 편이라고 한다.) 사람들도 많이 없어 한산한 올드타운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차오르는 기분이다. 오래된 상점들이 새로웠고  걷다 눈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해 주시는 아주머니, 아저씨 덕분에 마치 이곳에 오래전부터 살고 있었던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블록 걸을 때마다 로컬 식당보다 자주 보이는 큼지막한 웨스턴 식당들을 보니 확실히 이곳이 관광지라는 것을   있었다. 브런치를 먹고 있는 많은 서양인들을 보고 있으니 순간 여기가 태국이 맞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코로나로 인한 회복이 온전하게 되지 않아서 그런가 유독 올드타운에는 현지인보다도  현지인스러운 백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치앙마이와 하나가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곳의 재미인  같다.

아무리 선선한 태국의 날씨라고 해도 여전히 찌는듯한 동남아의 날씨를 견디는 것은 쉽지 않았다. 12시가 지나니 햇살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고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 13시간이라는  시간을 기차 안에 갇혀있었다 보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쉬고 싶다는 생각에 점심을 먹을 겸 눈앞에 보이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에어컨이 나오지는 않지만 실내보다는 트인 실외가 좋아 그늘진 자리를 찾아 앉았다. 비록 옆은 매연을 뿜고 달리는 오토바이가 보이는 도로이지만 그래도  트인 야외자리가  좋다. 태국에 왔으면  먹어야 할 필수 음식이면서도 베이식 코스인 새우 팟타이와 망고 슬러쉬를 선택했다. 태국에 있으면서서 팟타이를 가장 많이 먹을지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17일간 태국에 머물면서  두 번 밖에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 아쉽게 느껴진다.





올드타운은 그렇게 넓지 않아 지도를 보지 않고 걸어도 좋은 곳이다. 걷다 보니 타패게이가 나왔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곳의 호숫가에 앉아 물멍하고 있는 중 한쪽에서 비둘기 떼가 갑자기 날아가는 광경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남녀 두 분이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비둘기를 모이로 모은  놀라게 해 사진을 찍어 주고 계셨다.  모습을 보는데  비둘기가 불쌍해 보이는 걸까? 이곳에서 생활하려면 익숙해져야 할게 비둘기와 고양이이다. 개냥이 같은 고양이를 쓰다듬게 되고 어마어마한 비둘기 떼를 무심히 지나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곳이다. 나는 여행 끝까지 비둘기는 적응하지 못했다.





큰 계획을 갖지 않고 왔던 여행이라 당장 오늘 무엇을 할지, 내일은 또 무엇을 할지 알 수 없었다. 관광지가 아닌 여행은 처음이라 계획 없는 이 여행이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이 올린 후기도 열심히 찾아보고 구글지도를 봐도 이곳은 여행지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인생의 다음 스텝을 위해 충전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계획 없어도 하루를 아낌없이 보내고 조급해하기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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