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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육오늘 Jan 25. 2023

낯선 곳에서 새해를 맞이하다

#4 | 치앙마이 2022.12-2023.01




마지막 날 만큼은 혼자 보내고 싶지 않아 혼자 여행온 분들을 찾았다. 카페에 올라온 나잇대가 비슷한 분들끼리 식사를 하자는 글에 큰 마음먹고 쪽지를 보냈다. (막상 만나면 낯 안 가리고 말도 잘할 거면서 긴장되는 마음은 안 없어진다.) 그렇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다양한 나잇대에도 혼자 여행 오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앙마이는 혼자 장기간 여행하시는 분들이 확실히 많은지 나의 보름 여행기간은 긴 축에 속하지도 않았다. 그 모임에서 만났던 두 분과 시간이 맞아 마지막 한해를 같이 보내기로 했다. 다들 다른 날은 몰라도 마지막 날 만큼은 혼자 숙소에서 보내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2022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





22년 마지막 날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는 핑강 다리 쪽으로 향했다. 화려하게 장식한 불빛과 흥분된 모습의 사람들. 그들의 소망을 담은 전등이 하나둘씩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다. 나는 오늘의 마지막을 잊지 않기 위해 열심히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웅성웅성 거리는 소음 속에서 카운트 다운을 세는 숫자가 갑자기 귀에 꽂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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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NEW YEAR!


몇 초만에 나의 지난 일 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새로운 2023년 한 해가 찾아왔다. 치앙마이라는 낯선 곳에서 친분이 전혀 없던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해를 맞이한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서있었던 것뿐인데 단 몇 초만에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모두 한 마음으로 "해피 뉴 이어!"를 외쳤다. 


타이밍에 맞춰 터지는 폭죽들

그렇게 타지에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다.

이 순간만큼은 내향적인 사람들도 외향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시간이다. 낯선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주문을 외듯이 새해 인사를 나눈다. 우리는 서로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우리는 서로의 행복을 기원한다. 






머리 위에 터지는 폭죽과 사람들의 환한 얼굴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특히 올해 2023년은 작년과 다른 해가 될 것이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으니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 것이고 그걸로 인해 내 일상이 또 바뀌게 될 것이다. 두려웠지만 적어도 이때만큼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후회되지 않았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이렇게 새해가 또 밝았다. 

아직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았지만, 올 한 해 후회 없이 지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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