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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육오늘 Mar 08. 2023

에펠탑으로 여행이 완성되다.

#3_프랑스 파리여행 6박 7일

22.11.09 - 22.11.15



첫날 에펠탑의 야경을 보고 싶었지만 시차 부적응으로 5시부터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했고 오늘은 꼭 보겠다고 다짐하며 나흘째 되는 날 야경을 보러 갔다. 쏟아지는 잠을 꾹꾹 참으며 개선문을 보러 간 뒤 에펠탑을 보기로 했다. 계획하고 간 것은 아니었는데 11월 11일은 프랑스 국경일(1차 세계대전 휴전기념일)이라고 해서 개선문 한가운데 국기가 달려있었다. 완벽하게 연출된 듯 멋지게 펄럭이는 삼색기가 개선문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것 같았다. 



개선문까지 지하도 연결 입구를 못 찾아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다. 표지판이 꼭 잘 돼있다가도 결정적일 때 보이지 않는다. 겨우 찾은 입구에서부터 사람이 몰려있었다.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그렇게 많은 계단이 있을지 몰랐다. 내 앞뒤 사람들이 다행히도 나처럼 너무 힘들어해 쫓기지 않고 천천히 오를 수 있었다. 서로 먼저 가라고 양보하며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이럴 때 꼭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 같아 동지애를 느끼게 된다. 



Arc de Triomphe



중간에 올라가는 걸 포기하고 싶다고까지 생각했는데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개선문 위에서 바라본 금빛 파리는 너무나 황홀했다. 한참을 그냥 바라만 보았다.  



이번 유럽여행 다섯 곳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 이탈리아 베니스, 피렌체, 로마)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파리였다. 물론 비싼 물가와 음식이 조금 힘들었지만 이곳에 있으면 식어버린 내 감성에 영양을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실, 이번 유럽여행에서 파리는 내 기대 일 순위 여행지는 아니었다. 6박을 계획하면서도 일정이 너무 긴가 싶었는데 오히려 짧은 일정이었던 것 같다. 나름 부지런히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오고 나니 못한 게 너무 많다.  



조금 더 멍 때리고 있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에펠탑을 보러 가기 위해 내려왔다. 공연이 있는지 군악대가 준비 중인 모습이었다. 기다렸다가 볼까 하다 시간이 너무 늦어질까 봐 포기했다. 

아직 밤은 혼자 조금 무섭다. 


낯선 곳이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누군가는 에펠탑을 보기 위해 파리를 올 것이다. 나 역시 파리를 온 이유가 에펠탑이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내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길을 걷다 작게나마 에펠탑이 보이는 곳이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서서 사진을 찍기 바쁘다. 낮에도 아름다운 에펠탑이지만 역시 밤에 보는 황금빛 에펠탑이 가장 아름답다. 하나의 거대한 보석이 길 한복판에 서있는 느낌이다. 



에펠탑이 바로 보이는 벤치에 앉아 멍 때리고 한참을 보다 트로카데호 광장에 가보기로 했다. 놀이 공원에 온 것처럼 사람들도 호객꾼도 굉장히 많았다. 버스킹까지 더해져 마치 축제의 현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념일 때문에 그런 건지 매일 밤 그런 건지 그 이후로 가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한가한 파리의 모습도 좋지만 이런 북적거림도 좋은 것 같다. 정각이 되니 에펠탑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런 사실도 모르고 갔는데 타이밍 좋게 반짝이는 에펠탑을 볼 수 있었다. 





에펠탑의 떨어지는 금빛 레이저를 보며 꼭 이곳에 다시 오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아름다운 것을 아직 미쳐 보지 못한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나 혼자 보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지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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