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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과감한 행정개혁

세계일보 기고문(2025.2.19.)

by 이강호

지난달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개혁이 놀랍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정부효율부(DOGE)를 설치하고, 연방 공무원 감축과 예산절감 등을 지시했다. 불과 며칠 만에 모든 연방 공무원에게 자발적 사직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미국에 행정개혁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개혁은 저출생과 고령화로 노동력이 줄어드는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시사점을 준다. 정부효율부를 만들어 행정개혁의 중심기관으로 삼은 점이 눈에 띈다. 한시 조직이긴 하지만 대통령비서실에 설치했다. 각 정부조직에 ‘DOGE팀’을 만들도록 해 강력한 추진체계를 만들었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수장이다. 대규모 행정 구조조정과 더불어 행정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무원 감축과 시스템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공무원 채용을 90일간 동결하고, 연방 고용 감축 계획 작성을 지시했다. 동시에 공무원 채용 기간을 80일 이하로 단축하고, 성과 중심의 고용 방식을 도입하여 낡은 관료제를 혁신하려고 한다. 원격근무를 끝내고 대면 근무를 강화해 신속성과 서비스 품질 개선을 추진한다. 관료제의 대응성을 높이고 공무원 역할을 효율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우리도 초저출생과 고령화로 노동력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향후 10년간 60세 이상 퇴직자가 연 87만 명에 달하지만, 청년들의 신규 진입 노동인력은 40만 명대에 불과하다. 공공부문 정원 조정과 인력 재배치는 필수적이다. 과도한 공공 인력 유지로 민간 기업의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면 국가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우리도 AI 기반 자동화를 활용하여 행정 인력을 최적화하는 개혁이 시급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필요한 지출 절감과 구조조정으로 정부 예산을 30% 이상 감축하려는 점도 주목된다. 연방 공무원 감축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행정 서비스 수단인 예산을 삭감해 정부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조직축소와 폐지, 기능이관 등을 통해 관련 예산을 삭감하려고 한다. GDP 대비 123%를 초과한 국가 부채를 해결하려는 뜻도 있다. 우리도 국민연금 고갈과 재정 적자 증가의 문제가 심각하다. AI를 활용한 인력 재배치, 조직 구조조정, 예산 분석 강화 등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를 활용한 행정 자동화 등을 통해 행정서비스를 혁신하려고 하고 있다. 오픈 AI는 최근 미국 정부용 챗 GPT Gov를 출시하여 AI 기반 맞춤형 정책 시스템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AI 민간기업인들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계획을 밝혔다. 미국이 AI를 쉽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AI 기술력으로 선진화된 행정서비스 체계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정보화 기반 정책으로 정보화 선진국으로 발전했다. 반면 AI 활용 행정 수준은 걸음마 수준이다. AI를 활용하여 행정 효율성과 서비스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AI 활용 행정을 선도하여 다시 도약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개혁은 과감하고 급진적이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낙후된 행정서비스 개선과 강력한 추진력만큼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배울 건 배우고, 따라 할 건 따라 해야 한다.


이강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2025년 2월 19일 세계일보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https://naver.me/GALH6y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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