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5
제목: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의 무덤
문득 알고 싶어 집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나중에 어디에 묻히는지
살았을 적에 함께 나눈 이야기들은 추억이 되어
양지바른 곳에 잠든 주인 대신 영원히 살 텐데
미처 꺼내지 못한 그러나 가슴 깊이 박혔던
나머지 이야기들은 어디로 가나요
털어놓을 만큼 가볍지 못하고 잊고
살 만큼 가라앉지 못해 혹시 어중간한
무게로 발목에 걸려있다면 그때
목에 걸려 나오지 못한 것처럼
그렇다면 나는 바랍니다
그 이야기들이 언젠가
강물에 흘러가기를 아무 데도 걸리지 않고
고요히 실려가기를 끝내
육지에 닿으면 물결에 흙 이불을 덮어
고단한 눈을 감고 꿈을 꾸기를
모든 이야기가 사라진 자리에서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비바람에 마음껏 울고 뿌리로 웃으며
이듬해 봄에 새파랗게 고운 잎을 틔우기를
말하지 못한 말들을 멀리 나는
새들에게 담담하게 전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