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는 2명의 편입생이 우리 학년에 함께 하게 되었다. 엄마, 아빠표 수제 노트를 작업하는 날 첫 만남, 낯설고 어색하게 수줍은 인사를 나눈 뒤 바로 수제 노트 작업을 함께 했다. 노트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고, 2명의 편입생 부모 중 한 아버지로부터 편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의 가슴에 울림을 전해주신 부모님의 '1년의 기다림' 에피소드를 소개하겠다.
작년에 우리 학교에 입학 지원을 했으나 합격자로 선정되지 못한 이야기부터 다시 편입하기까지 1년의 과정을 듣을 수 있었다. 부모님은 아이의 불합격 통보를 받고 충격이었다고 한다. 정성을 다해 준비했던 입학 선물을 받지 못한 것이다. 선생님과의 면담을 통해 피드백을 받고 부모님들은 1년의 기다림을 선택하고다시 준비하여 도전하였다고 한다.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했어요. 공교육을 1년 받아보면서 자연스럽게 비교도 될 수 있고 경험을 쌓을 수 있으니..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감정이 어땠는지 질문에 대한 아버님의 답변이다. 만약 나의 아이가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면 나는 어땠을까? 아마도 학교에 대한 원망과 다른 진로를 찾아 계획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버님은 달랐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시며 편입을 위하여 1년을 준비하셨다.
어머님의 노력은 더 대단하셨다. 발도르프 수업과정을 이해하기 위하여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경험하시고 준비하셨다고 한다. 교육에 대한 신념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입학지원서도 새롭게 작성하시고 부모 교육도 다시 받으셨다고 한다.
발도르프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할 일이 많다. 지난 1년간 뒤돌아 보며 처음 입학을 위해 준비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그 부모님은 다시 처음부터 그 과정을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우리와 1년을 거슬러 만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