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교과서가 없다.
교과서가 없다는 것은 틀에 갇혀있지 않다는 것이다.
틀에 갇혀있지 않다는 것은 확장성이 무한하다는 것이다.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엄마, 아빠가 직접 1년 동안 사용할 노트를 수작업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이렇듯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학교 교사, 부모, 아이들과 함께 모든 것을 공유하고 같이 만들어 나가는 공동체이다.
올해는 아이들이 1년 동안 사용할 노트 560여 권을 작업했다. 오렌지, 청포도, 연두, 자두 등 예쁜 노트 표지와 속지와 걷지 분류 작업 이후 드릴 작업으로 노트에 구멍을 내고 예쁜 실로 한 땀 한 땀 묶어 노트를 완성한다. 이렇게 엄마, 아빠가 정성스러워 만든 수제 노트를 아이들이 활용한다.
수제 노트를 만드는 동안 자연스레 학부모 사이에는 유대관계가 형성된다. 방학 중이라 자주 못 보았던 어머니들 사이에서 웃음과 수다로 교실이 한가득이다. 아빠들은 노트 속지 한 장, 간지 한 장 작업하느라 어쩔 수 없이 묵언 수행을 한다. 숫자를 잊어버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몇 번을 다시 작업해도 괜찮다. 교실은 이야기와 따듯한 마음 온기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옆에서 엄마, 아빠가 직접 만드는 노트 작업을 직접 본다. 옆에서 재잘재잘 놀다가 우르르 운동장으로 나가 놀고 다시 교실 안으로 들어오기를 반복. 아이들은 자연스레 엄마, 아빠가 자신을 위해 학교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엄마, 아빠가 선물해준 노트로 세상을 조금씩 배우게 되는 것이다.
아이 등짝만 한 크기의 노트로 우리 아이들은 세상을 담고 있다. 그 세상을 선물해 주는 발도르프 엄마, 아빠들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들이 있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