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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leis Oct 21. 2023

토스트

아침 먹으며 남편에게 한국 방문 이야길 꺼냈다. 원래는 당신이랑 같이 가려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어. 여름에 집이 너무 더워서 말이야.

남편은 예상대로 갸우뚱한다. 무슨 소리지?


우리가 언제 이사왔지?

11월.

그래 그때부터 너무 더워진단 말이야. 온 집을 돌아가며 햇볕쬐는 창은 블라인드를 닫고 그늘진 쪽의 창문을 열어놓고 그걸 하루에 해가 도는 방향에 맞춰 돌아가며 해야해. 그렇지 않으면 집이 너무 더워져서 저녁에 윗층은 살 수 없을 지경이 된다고. ㅇㅇ는 할 수 없을거야. 그리고 내 화분들도 그렇고.. 그래서 나 혼자 가는 걸 생각해봤어. 단기임대 어떨까. 엄마도 그때 한국으로 오시라고 해서 같이 머물까.


남편은 차마 시댁에서 머물라고 말하지 못한다. 언제 가는 걸로?

11월.

11월은 너무 추울텐데. 그게 걱정이네. 작년 11월에 갑자기 눈이 왔다는데. (봄에 가는 건 어때?)

4월은 안 추워? 4월에도 눈이 내려. 1월은 안 추워? 2월도 3월도 추워.

그래. 일단 장모님껜 말씀드리지 말고. 오늘 내일 사이에 생각해서 결정하자.

그래.


한국으로 돌아갈까.


이층으로 올라와 침대에 누우려고 양말을 벗는데 아들이 일어난 기척이 들린다. 벗은 한 짝의 양말을 다시 신는다.


ㅇㅇ야. 밥 먹을래?

네.

오늘은 고기가 없는데 샌드위치 먹을래?

아 그래요? 네 그거 해주세요.

그래. 몇시에 나가니?

한 열 시 30분쯤?

어. 알겠어. 하나? 두 개?

두 개 해주세요. 간단히 해주세요.

간단히? 알았어…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고 샌드위치 프레스의 전원을 켠다. 간단히. 간단히라. 간단히 해주지 않은 적이 있었나? 어떻게 더 간단히? 식빵에 잼과 햄, 치즈를 넣고 샌드위치 프레스에 넣는다. 한국에서 엄마와 숙소에서 머물까. 엄마에게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매일 적어야한다. 아빠에게서 듣지 못한 이야기.. 엄마의 이야기마저 포기할 수 없다. 시어머니 댁에서 머물며 수화나 배울까. 좋아하실지도 몰라.


주말 아침. 아들의 토스트를 만들어주면서. 생각했다. 세상은 정말 재밌는 곳이야.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는 한 친구, 세상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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