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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다 김 Mar 26. 2020

미국 요가 선생의 따뜻한 이야기

혹시 이 사람이 살아있을까요?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아무도 몰랐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제는 모든 화제의 중심이 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안과 공포로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미국은 뒤늦게 대처하는 바람에 지금 폭풍의 중심에 있는 듯한 느낌인데 내가 사는 시애틀은 어제부터 ‘외출 금지령(Stay -at- Home)’이 내려 특별한 곳을 제외하곤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고 사람들은 집에서 칩거 중이다. 길거리나 건물을 지나다 2M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를 안 지키면 40만 원 ($400) 벌금을 문다. 아침 뉴스도 앵커들이 모두 각자 집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방송하는데 오늘 아침엔 한 앵커의 딸이 학교 가고 싶다고 선생님도 친구들도 보고 싶다면서 눈물을 흘리며 엄마에게 얘기하길래 자신도 같이 울었다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렇다!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상황도 언젠가는 끝이 날 테니 우리 모두 힘을 내 봅시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는 가급적 어두운 뉴스에 자신을 많이 노출시키기보다는 자신에 좀 더 집중하고 책을 많이 읽고 언젠가 다가 올 밝은 미래를 향한 도약의 계기로 삼아 이 시기를 슬기롭게 넘어가길 바랍니다.




다음은 내가 미국에 와서 영어 수업 시간에 열띤 토론을 벌였던 토픽으로 시애틀에서 일어난 가장 흥미로운 사건이라 잠시 머리도 식힐 겸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건은 1971년에 일어난 것으로 미국 FBI가 끝내 해결하지 못한 가장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남아있다.


사건의 내용은 이러하다.

1971년 11월 24일 수요일 땡스기빙 데이(Thanksgiving day) 하루 전날 오후에 40대로 보이고 키는 183cm로 추정되는 댄 쿠퍼(Dan Cooper, 이 이름은 나중에 거짓이었음이 밝혀졌다.)라는 남자가 오레건 주 포틀랜드(Portland, Oregon)에서 시애틀 오는 편도 비행기표 (One- way ticket)를 구입하였다. 그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타이를 메고 트렌치코트를 입었으며 로퍼(loafer)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위스키 한잔과 음료수를 주문하였다. 오후 2시 50분에 비행기는 이륙했고 약 10분 후인 3시경이 됐을 때 그는 승무원에게 쪽지를 건네주었는데 승무원은 외로운 비즈니스맨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었을 거라 생각하고 읽지 않은 채 자신의 포켓에 집어넣자 쿠퍼가 나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메시지를 읽어보는 게 좋을 텐데” 


그 종이에는 자신의 가방에 폭탄장치가 들어있다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읽고 깜짝 놀란 승무원에게 자신 옆에 앉으라고 하면서 자신의 가방을 열어 8개의 실린더와 함께 들어있는 많은 전선들과 붉은색 막대기(sticks)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불러 준 말을 받아 적어서 파일럿에게 전달하라고 요청하였다. 


“시애틀에 도착하면 승객들을 안전하게 보내는 조건으로 나에게 4개의 낙하산과 주유탱크 트럭을 준비해서 비행기에 주유를 하고, 20만 불을 주되 모두 20 달러 짜리로 주시오.”

(그때의 20만 불은 지금의 백이십육만 불($1,260,000)의 가치와 같다고 한다.)


파일럿은 시애틀에 도착하기 전에 공항과 연락을 취해서 이 사실을 알렸고 경찰과 FBI가 돈, 낙하산과 비상대책을 세우는 동안 승객들에게는 기체의 결함으로 두 시간 정도 지연된다고 거짓 방송을 하고 2시간을 시애틀 상공에서 시간을 보냈다. 쿠퍼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지형을 잘 아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의 목소리는 결코 무례하거나 무식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용하고, 예의 바르며 학식 있는 말투였다. 경찰은 여러 군데의 은행에서 일련의 시리얼 넘버로 시작하는 20달러 돈과 낙하산을 준비하였고 오후 5시 39분에 시애틀 공항에서 전달하겠다는 연락을 취했다. 


공항에 도착하자 돈과 낙하산이 비행기에 전달되었고 같이 탑승했던 36명의 승객들이 밖으로 내 보내졌는데, 두 명의 파일럿과 한 명의 엔지니어, 한 명의 승무원을 남겼다. 그리고 멕시코시티(Mexico City)로 가라고 명령하면서 시속은 200 knots 보다 느리게 고도는 3000m보다 낮게 가라고 지시하였다. 이미 밖은 깜깜하였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5명이 탄 비행기는 저녁 7시 40분경 멕시코시티를 향해 다시 출발하였고 그 뒤를 5대의 FBI와 경찰 비행기가 따랐다. 쿠퍼는 시애틀과 네바다의 르노(Reno, Nevada) 시 사이에서 비행기 뒤쪽에 있는 계단을 내리고선 빠르게 날고 있는 비행기에서 돈을 몸에 묶은 채 뛰어내려 낙하산을 타고 사라졌다. 뒤쪽 계단이 열리면서 공기압의 차이로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려 쿠퍼의 사라짐을 알았지만 파일럿도, 뒤따르던 경찰 비행기들도 언제 어느 지점에서 쿠퍼가 사라졌는지 전혀 몰랐다.  

콜럼비아 강 근처에서 발견된 돈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FBI와 경찰은 비행기를 샅샅이 뒤지고 지문과 DNA를 채취하고 수백 명과 인터뷰하고 5년 동안 800명의 수배자 중에서 24명을 골라내는 등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모든 것이 헛수고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 9년이 지난 1980년에 8살 된 한 소년이 포틀랜드(Portland) 북쪽의 콜럼비아 강(Columbia River) 가에 묻혀있던 썩은 가방에 들어있는 일련번호가 맞는 5800불을 발견하게 된다. 강 주변과 숲을 샅샅이 뒤지면서 수사에 진전을 보이나 했는데 결국은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하고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40년 동안 너무 많은 돈과 인력, 에너지를 낭비한 FBI는 결국 2016년 수사를 종결하고 이 사건은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게 되었다.

(1)   여러분은 댄 쿠퍼가 날카롭고 거대한 암석들과 숲으로 둘러 쌓인 곳에서 낙하산을 타고 잘 내려와 기다리던 누군가의 차를 타고 자신이 가려던 멕시코에 가서 잘 살고 있을까요?


(2)   아니면 바람 불고 비 오는 밤 트렌치코트에 로퍼 신발을 신고 낙하산을 타기엔 너무 위험해서 결국 죽었을까요?


(3)   강 근처에서 일부 돈이 발견됐는데 40년을 뒤지고 뒤졌는데도 시체나 낙하산, 남은 돈은 왜 발견이 안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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