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IN, 바르셀로나 OUT
유난히 힘든 일이 많은 시간이 휘몰아쳤다. 자주 입버릇처럼 '다 싫다, 사람 싫다' 궁시렁거렸지만 이렇게까지 진심이었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오만것에 거부 반응이 일어나던 어느날 문득 떠오른 생각.
어디라도, 좀 다녀올까?
마드리드 IN,
바르셀로나 OUT
지도와 항공권 예약 페이지를 켜놓고 나라를 정했다. 많은 지인들의 좋은 후기를 들어 마음 한 구석에 있던 곳, 가장 저렴한 인아웃 일정. 슥 둘러보다 괜찮아 보이는 마드리드-바로셀로나 일정을 선택했다.
그렇다. 이 여행기는 아주 게으르고 여행지에서조차 혼자 노는걸 좋아하는 나 같은 자도 어찌저찌 여행을 잘 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여행 계획 세우는 것만으로도 설렌다는데, 나는 정보를 찾는 것도 달갑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은 치트키를 썼다. 그 치트키는, 유럽 가이드북 편집자로 일했던 친구.
항공 스케줄 공유 후 몇 분만에 친구가 짠 내 여행 계획.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었지만 여행 내내 그녀의 아바타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른 이들의 여행 소식만으로도 설레고 힘이 나는건 많은 여행 매니아의 공통점인가보다. 나로서는 결코 따라할 수 없는 열정이었다.
속시끄러움을 달래려 충동적으로 가는 오랜만의 유럽. 출발이 며칠 안남고 무작정 발부터 딛을 만큼 용감하지는 못한 성격이라 숙박, 이동 수단을 서둘러 예약했다. 조사가 전무하니 여행 정보를 편히 얻기 위해 한인민박에 묵기로 결정하고, 몸이 썩 좋지 않던 상태라 시간은 조금 버리더라도 최대한 체력을 아끼는 방향으로 이동 스케줄을 짰다.
이거면 됐지 뭐.
그리고 순식간에 디데이가 되었다.
여행에 애정 가득한 에디터들의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Klook)에서 연재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