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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룩 KLOOK Sep 01. 2017

제4화. 쫄지 말자, 공항 라운지!

PP카드, 만들어 말어?

 라운지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그 특유의 세련되고 편안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힙합이나 나이트클럽보다 라운지(lounge) 바가 더 인기가 있는 듯하다. 몇몇 인기 있는 라운지 바를 방문해 보면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그 산과 바다의 정도가 보통이 아니다. 나의 싱가폴 여행을 알게 된 한 지인은, 괜찮다는 만류에도 극구 현지의 유명한 라운지 바 몇 곳을 추천해줬다. 칠리크랩은 안 먹더라도 그곳들은 꼭 가봐야 한다며. 
 라운지. 이쯤 되니 라운지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이 궁금해졌다.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세련된 술집?’ 정도의 의미밖에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네이버 국어사전은 라운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호텔이나 극장, 공항 따위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나 만남의 장소’


 호텔, 극장, 그리고... 공항! 싱가포르의 그 대단한 라운지 바는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으므로, 오늘 라운지라는 단어를 통해 풀어갈 얘기는 바로 이 공항의 라운지다. 사전적 의미에도 나와 있는 공항 라운지! 나를 비롯한 다수의 여행 초짜들에게 괜한 위화감과 신비감을 조성하고 있는 바로 그곳.
 공항에 라운지가 있단 사실을 듣자마자 적잖이 놀랬던 기억이 난다. 무의식적으로 한밤의 라운지 바 이미지를 떠올려 버렸기 때문이다. 화려한 주황빛 조명. 다양한 리큐어들. 반들거리는 대리석과 조명을 더 빛나게 만드는 투명한 유리잔들... 그런 게 갖춰진 장소가 공항 안에 있다고? 그럼 술도 팔아? 거긴 그럼 밤에만 운영하는 곳인가? 라는 생뚱맞은 질문들까지 떠올렸을 정도다. 너무 나무라진 말았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나는 이번이 첫 해외여행이니까. 싱가폴로 가는 비행기가 김포에서 뜨는지 인천에서 뜨는지도 몰랐던 내가, 공항의 라운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다면 그건 그거대로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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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공항내의 그 공간에 대한 호기심과 욕심으로 충만해진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 반드시 공항 라운지를 섭렵해 보겠노라 다짐했다. 그런데 그만 장애물을 맞닥뜨리고 만 것이다. 어렴풋이 예상은 했지만, 공항의 라운지엔 입장하기 위한 조건이 있었다. 공항에는 내 생각보다도 훨씬 많은 종류의 라운지가 있었는데, 그 어떤 라운지라도 아주 보통의 탑승객(PP카드의 실물을 본 적도 없이 그저 이코노미 티켓 한 장만 소유한)에겐 이용 권한이 없었다. 대체 어떤 조건이 있어야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거냐고! 라며 위화감을 느낄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라운지에 대한 정보를 요약해 봤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쫄지 않아도 된다.




1. 입장료만 있으면 얼마든지 이용가능한 라운지가 있다.

 라운지는 운영 주체에 따라 사설 라운지와 항공사 라운지(일반 라운지와 고급 라운지)로 나뉜다. 흔히 알려진 라운지를 이용하기 위한 조건은 대충 이렇다.


PP카드 혹은 그에 준하는 라운지 제휴 카드 소지자
스카이패스 모닝캄 혹은 스타얼라이언스 그룹 등 특수 멤버십 소지자 
비즈니스클래스 이상의 비행기 티켓을 소지한 승객(전용 항공사 라운지 이용)

 항공사 라운지는 대체로 자사의 티켓이나 제휴카드 등을 필요로 하지만, 사설 라운지일 경우엔 특별한 조건 없이 약 2~3만 원 정도의 입장료만 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방문한 라운지가 그 입장료만큼의, 혹은 기대만큼의 감동을 줄 것인지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 거기다 그런 라운지를 1년에 3번 이상 이용할 계획이라면, 차라리 10만 원 가량의 연회비를 다양한 이벤트로 환급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PP카드를 제공하는)를 발급받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라운지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게 아주 특수한 자격요건이 아니라 지갑 속의 지폐 몇 장만 있으면 된다는 사실은, 라운지의 위화감을 조금 낮춰준다고 생각한다. 물론 KAL 퍼스트 라운지와 같이 각 항공사의 고급 라운지는 아무리 비싼 입장료를 내도 이용할 수 없기에 여전히 그 존재감이 제법 묵직하지만. 



* 라운지는 인천공항에만 있는 게 아니다. 해외에는 항공사별로 너무나 다양한 라운지들이 있다. 라운지별 정확한 이용정보는 각각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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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운지는 맛집이 아니라 쉼터다.

 라운지라는 그 단어 뜻에 맞게 편히 쉬는 곳이다. 숙면을 할 수 있는 휴식공간과 샤워시설, 약간의 핑거푸드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그런데 이 ‘무제한 음식 및 술 제공’이라는 정보 때문에 공항의 라운지가 마치 고급 뷔페일 거라 기대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물론 입장료가 웬만한 뷔페 뺨치긴 하지만, 그 정도 가격대의 뷔페 음식을 기대하진 말자. 항공사와 라운지의 종류에 따라 수준급의 요리를 선보이는 곳도 분명히 있긴 하지만, 다수의 라운지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케이터링을 해놓은 정도의 간단한 음식들을 구비 해 놨을 뿐이다.

 딱히 맛있는 음식이나 특별한 서비스가 없는데 대체 라운지를 왜 가느냐고? 그건 질문 자체가 잘못된 거다.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은 덕분에 라운지라는 곳을 아주 특별히 방문해 봐야 하는 곳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라운지란 그저 공항의 한 시설이자 잠시 쉬어 가는 쉼터일 뿐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라운지의 주 이용객은 두 그룹이 있다. 먼저 넓은 공항에서 긴 대기시간 동안 통제하기 힘든 아이들을 가진 가족 단위의 승객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거리나 전용 키드 존이 마련돼 있으므로 장시간 대기할 경우 안전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족 단위보다 더 라운지 활용도가 높은 그룹이 바로 공항을 습관처럼 이용하는 비즈니스맨들이다. 비즈니스맨들에게 있어 라운지는 반드시 있어야 할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잦은 출장 때문에 심신이 피로한 상태로 공항에 도착한다. 같은 공항이나 지역을 규칙적으로 다니다 보니 관광에 대한 욕구도 딱히 없다. 그들은 그저 목적지로 향하기 전 가장 편안하게 쉴 공간이 필요하고, 라운지는 바로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환승을 해야 할 때 샤워를 할 수 있다는 행복이란!




3. 인천공항의 라운지는 세 군데에 걸쳐 분포돼 있다.


 각국의 공항에는 다양한 라운지가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항인 인천공항 역시 마티나, 아시아나, SKY HUB 등 다양한 라운지들을 일반구역, 면세지역, 탑승동의 세 군데 걸쳐 보유하고 있다. 출국심사를 하기 전엔 일반지역의 라운지를, 출국심사를 했다면 면세지역이나 탑승동의 라운지를 이용하면 된다. 


일반구역 라운지 :
우리은행 라운지(여객터미널 2층 중앙부근), 신세계 라운지(여객터미널 2층 중앙부근), 아시아나 한사랑 라운지(여객터미널 3층 중앙), CIP라운지(여객터미널 3층 중앙)
면세구역 라운지 :
마티나 라운지(여객터미널 4층 면세지역 동·서편), KAL Prestige 라운지(여객터미널 4층 면세지역 동편), KAL First 라운지(여객터미널 4층 면세지역 동편)
탑승동 라운지 :
아시아나 라운지(여객터미널 4층 탑승동 서편), 케세이패시픽 항공 라운지(여객터미널 4층 탑승동 서편), SKY HUB라운지(여객터미널 4층 동편 탑승구 11 맞은편, 여객터미널 4층 서편 탑승구 43 맞은편, 여객터미널 4층 탑승동 면세구역 중앙), 마티나 라운지(여객터미널 4층 동편 탑승구 11 맞은편, 여객터미널 4층 서편 탑승구 43 맞은편)



4. 반드시 PP카드로만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공항 라운지 하면 짝꿍처럼 따라다니는 카드. ‘Priority Pass', 일명 PP카드다. PP카드는 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할 카드쯤으로 여겨지지만, PP카드를 제공하는 신용카드일 경우 연회비가 10만 원을 상회 할 정도로 꽤 비싸다. 거기다 해외여행 시 라운지이용이나 항공포인트 적립 외에는 딱히 큰 혜택이 없고 그 사용횟수에도 제한이 있어 굳이 PP카드를 만들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인 사람들이 꽤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반드시 만들 필요는 없다. 공항 라운지를 이용하기 위해 무조건 PP카드가 필요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피피카드가 뭔지에 대한 이해가 조금 필요할 듯하다. 흔히 PP를 레드카드, 블랙카드등 특정 카드의 종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그건 잘못된 거다. Priority Pass란 현대카드, 신한카드 등과 마찬가지로 카드사를 운영하는 업체의 이름이다. 전 세계 공항 700여 개의 라운지가 PP라는 업체와 계약이 돼 있으므로, 우리는 PP카드가 있을 시 무료로 그곳을 이용할 수 있을 뿐이지 ‘공항 라운지=PP’라는 공식이 무조건 성립되는 건 아니다. 정리하자면 PP라는 업체가 라운지 이용 혜택을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을 뿐, 국내 카드사의 카드 중에서도 라운지 이용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들이 꽤 된다는 얘기. 그러니 PP카드를 새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기 전에 해야 할 건, 지금 즉시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세한 혜택을 살펴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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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4시간으로 운영되는 라운지는 많지 않다.

 라운지에서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단 소리에, 마치 라운지를 호텔과 같은 취침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라운지는 24시간 동안 운영되지 않고 개장시간이 정해져 있다. 물론 24시간 운영 서비스를 하는 라운지도 있지만(인천공항에선 4층 탑승동 동편의 SKY HUB라운지가 24시간으로 운영), 개장시간이 정해진 라운지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생각하면 된다. 

 회사 일로 출장을 자주 가면 모를까. 나 같은 해외여행 초짜에게 있어 라운지란 곳은 영원히 신비의 영역으로 남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곳을 이용해보려고 일부러 더 일찍 일어나는 일도 없을 것 같고, 환승으로 인해 남는 시간이 생긴다면 면세점을 쇼핑하거나 공항을 더 구경해 보는 선택을 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PP카드를 만들지 말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굳이 이번 여행을 위해 만들 정도의 활용도는 없을 거란 게 대부분 지인의 의견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필... 라운지가 잘 돼 있기로 유명한 곳이 바로 싱가폴 창이공항이란다. SATS 프리미엄 라운지나 실버크리스 라운지가 좋다는데, 거길 이용해 보려면 PP카드가 있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음.




연애만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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