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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지 추천! 관광이냐 휴양이냐 그것이 문제라면?

지중해의 낙원, 스페인 마요르카로

by 클룩 KLOOK
신부와 함께 많은 걸 보고 듣고 느끼고 싶은 예랑이의 사연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랑입니다. 이 준비과정이 힘들어서라도 결혼은 한 번만 해야 한다는 얘길 실감하고 있는 요즘이죠. 그게 무슨 느낌이냐고요? 자세히 설명하면 24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으니, 오늘 고민의 본론만 말하겠습니다. 결혼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신혼여행지 결정이 문제입니다.


압니다. 신혼여행은 전적으로 신부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는 걸요. 저도 그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랑스런 그녀가 제게도 발언할 기회를 주더라고요? 그래서 편하게 얘기했죠.


"요즘 많이들 가는 몰디브 같은 휴양지보다는, 뭔가 돌아다니고 관광할 수 있는 곳이 좋지 않아? 같이 보고, 듣고, 느끼고."

"그런가? 그럼 어디?"

"우리 유럽 못 가봤잖아. 동유럽도 좋고 북유럽도 좋지만... 난 예전부터 자기랑 아이슬란드 가서 오로라 보고 싶었어! 예전부터 그런 것도 꿈꿨거든.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오로라를 보는 거."


그러자 제 와이프, 아니 아직은 예비 와이프인 그녀가 제 입을 틀어막을 기세로 강조하더군요. 관광 같은 건 언제든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오로라 보러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든 줄 아냐. 간다고 해서 다 보이는 줄 아냐. 뭔갈 보고 듣고 싶고 느끼고 싶다면 연애할 때나 여행을 좀 많이 가지 그랬냐. 신혼여행이라면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사지나 받고 푹 쉬는 휴양이 최고 아니겠냐고요. 남자면서 참 유별나게도 신혼여행지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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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어야 합니다. 아니 그전에 제 의견을 물어봤을 때, 그냥 너가 하자는 대로 할게~라고 이야기했어야 했네요. 그런데 불행히도 저흰 연애한 지 4년 정도 된 커플이거든요. 아시죠? 4년 정도 사귀면 거의 친구라는 걸. 할 말은 하고 지내는 사이라는 거죠. 각자 다녀본 여행지 리스트 대조부터 시작해서 신혼여행의 의의까지 일일이 끄집어내면서 꽤 언쟁을 벌였습니다.


저흰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뭔가 새로운 걸 보고 듣는 관광을 좋아하는 저, 릴렉싱 한 휴양을 하고 싶단 그녀.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신혼여행지가 과연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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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마요르카는 어떨까요.


관광여행과 휴양 여행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 참 어려운 질문이죠. ‘짜장이냐-짬뽕이냐’, ‘물냉이냐-비냉이냐’의 난이도와 비슷 하달 까요. 연인들은 한 번쯤은 신혼여행지 기호에 대한 얘길 나누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런 적이 있고요. 서로의 선택이 딱! 맞아떨어지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어차피 서로 너무 다른 두 사람인 걸요. 그럴 땐 다시 한번 상기시켜야 합니다. 연애란 건, 그렇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연인’ 이란 새로운 존재를 만들어가는 노력 그 자체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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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고민에 대한 정답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게 가장 적절하겠지만, 지금 예랑님의 고민에 대한 힌트는 다행히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랑님과 거의 똑같은 고민을 했던 커플이 제 주위에 있었거든요. 그들 역시 피 튀기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 선택된 여행지는 바로..... 스페인의 마요르카! 라는 곳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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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대 만족! 말 그대로 정말x10000 좋다더군요. 저 역시 그들의 이야기와 사진을 보며 마요르카에 빠져버렸고, 그 후에도 마요르카라는 여행지의 장점에 대한 얘길 꽤 많이 듣게 됐습니다. 스페인 일대를 돌며 관광을 한 후에, 신혼여행의 하이라이트를 마요르카에서 휴양하기로 정하는 것. 어때요?


스페인의 휴양지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선 ‘이비자’를 떠올리지만, 스페인 및 유럽인들은 ‘마요르카’를 최고로 꼽습니다. 이비자가 클럽과 파티 등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신흥 여행지라면, 마요르카는 전통적으로 유명한 휴양지거든요. 스페인 로열패밀리의 별장인 Marivent Palace 가 있기도 하고, Michelle Obama 도 마요르카를 방문했다고 해요. 유럽의 하와이라는 별칭이 있는 만큼, 스페인에서 최고로 꼽는 휴양지라는 것엔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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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르카는 지중해 서부, 에스파냐령 발레아레스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이에요. 마요르카라는 이름 역시 '큰 섬'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insula maior'에서 유래했고요. 그런데 마요르카라는 이름이 뭔가 낯익지 않아요? 네, 전 마요네즈 소스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런데 정말로 마요네즈 소스의 기원이, 마요르카의 마욘에서 유래된 ‘마욘풍’ 소스라는 말이더라고요.


애니웨이, 마요르카는 역사적으로 지중해 교역의 중요한 중계지였지만 관광지로서의 역사 역시 꽤 돼요. 우리에게도 친숙한 음악가인 쇼팽도 소설가 G. 상드와 함께 요양을 했고요, 우리나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님 역시 스페인 여성과 결혼한 후 마요르카에 정착했다고 해요. 그래서 마요르카엔 안익태 기념관과 안익태 거리(CAREER D'EAKTAI AHN)라는 거리가 있다고 하니 둘러봐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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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2배 크기나 되는 마요르카는 비단 휴양이 아니라, 관광을 하기에도 참 좋죠. 마요르카의 공항이 있는 가장 번화가인 팔마도 좋고요, 마요르카의 서쪽에 있는 오래된 예쁜 마을들을 둘러봐도 참 좋을 것 같아요. 풍광이 엄청 좋아서, 웨딩사진보다 더 예쁜 커플사진을 건져 오는 커플들이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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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약 이전 도시에서 관광을 많이 했다면, 굳이 욕심내서 이곳저곳을 돌아보지 말고 온전히 휴양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해변가의 리조트도 좋겠지만, 유럽인들의 선호하는 숙소인 Finca에서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Finca는 농장을 끼고 있는 집(펜션과 같은)을 통째로 빌려서 사용하는 방식이라 보면 돼요. 야외 수영장 및 바비큐 시설도 있고, 집 마당의 정원에 있는 오렌지나 무화과 등의 과실수에서 얼마든지 열매를 따먹을 수도 있거든요.


그야말로 유럽인들처럼 휴양을 하는 거긴 한데... 생각해보니 예랑님 커플에겐 안 어울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푹 쉬고 싶다는 신부에게 동거(?)느낌이 날 수도 있는 Finca라니. 아쉽지만 그건 언젠가 다시 한번 가게 된다면 그때 경험하는 게 낫겠네요. 그러니 이번엔 지중해의 경관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리조트를 예약하면 좋을 것 같아요.


스페인.jpg 사진 출처 : St. Regis Mardavall Mallorca Resort 공식 사이트


럭셔리 리조트 중에선 ‘세인트 리지스 마르다발 마요르카 리조트’, ‘주메이라 포트 소예르 호텔&스파’, ‘호텔 카프 호카트’를 추천할게요. 세인트 리지스는 트라문타나 산맥과 지중해에 가로놓인, 마요르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조트예요. 주메이라 포트 소예르 호텔&스파는 마요르카의 북서쪽 소예르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위치한, 배 모양의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으로 유명한 주메이라 계열의 호텔 체인이죠. 카프 호카트 호텔은 19세기 군사요새였던 곳을 유명한 건축가 Antonio Obrador가 보수해 탈바꿈시킨 만큼 건물의 디자인이 무척 뛰어나요. 굳이 럭셔리한 리조트가 아니라 해도, 해변가에서 조금만 들어오면 가성비 좋은 호텔이 많아요. 개인 정원까지 제공하는 씨클럽 메디터레이니언 리조트와 같은 곳에선 Finca와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거고요. 여자 친구와 함께 검색하며 그녀의 맘에 드는 숙소를 고르면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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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도중 벌어지는 싸움의 대부분 원인은 의견차예요. 더군다나 신혼여행이잖아요? 다른 선택들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것보다, 신혼여행지에 대한 이상이 맞지 않다는 건 조금 더 심각하게 느껴질 수 있겠죠. 그러니 웬만하면 한쪽이 양보하는 게 좋아요. 양보 이전에 새로운 여행지를 추천해보면 어떻겠냐는 생각으로 마요르카를 알려드린 거고요. 사실 신혼여행지 결정에 있어선 남자 쪽에서 양보를 하는 게 보통이죠. 신혼여행에 대한 밑그림을 적극적으로 그려놓는 여성들의 숫자가 남성들보다 더 많은 탓이겠죠? 여자친구분께서 예랑님께 한 ‘유별나다’는 표현은 잘못된 거긴 하지만, 예랑님께서도 여자친구분의 마음을 한 번 헤아려보는 게 어떨까요.


평소에 신혼여행지에 대한 얘길 적극적으로 하는 남자가 아니라면, 아마도 여자친구분은 ‘이 남자도 다른 남자들처럼 딱히 신혼여행에 대한 로망은 없겠지’라고 단정 지었을 확률이 높아요. 그런 상태에서 갑자기 자기 의견에 반발을 하니, 서운함이 앞섰겠죠. 4년이나 사귀어놓고 내 여행 취향을 모른단 말이야?라는 서운함 말이에요. 생각해봐요. 예랑님이 멀리 떨어진 맛 집을 예약했을 때 여자친구분이 굳이 그곳까지 걸어가기 귀찮아하진 않았는지, 플랫슈즈나 컨버스보단 하이힐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닌지. 다리에 근육이 잘 뭉치는 타입은 아닌지. 예랑님만큼 호기심이 큰 성격인지. 뭐 그런 것들 말이죠. 그저 내 의견을 무시하는 상대에게 서운해 하기보단, 왜 그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하려 하는지 이해하는 것부터 소통은 시작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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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시간을 들여 간 여행지에서, 누군가는 많은 걸 보고 느끼고 와야 그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분을 마음껏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오히려 그 편이 인생에서 하기 힘든, 그래서 인생의 오직 한 번인 신혼여행에 딱 적합한 여행 방식이라 생각할 수 있는 거고요. 그런 의미에서 마요르카는 두 분께 가장 적합한 여행지란 생각이 들어요. 몰디브와 같은 리조트형 휴양지보단 관광할 거리가 많으면서도, 휴양지로서의 만족도 역시 높은 곳이니까요.


지금 빨리 여자친구께 마요르카에 대해 아냐고 물어봐요. ‘응? 그런 곳이 있어?’라고 하면 참 다행이지만, 만약 그녀가 ‘이미 알고 있어. 하지만 내 취향이 아냐.’라고 한다면... 사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정답은 ‘양보해라’입니다. 왜냐고요? 신혼여행이니까요. 의견을 피력할 만큼 피력해도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면 그냥 양보하세요. 오로라든 마요르카든, 예랑님과 신부님에겐 다음이 존재하잖아요? 그렇게 다음을 생각하며 양보하셔야 해요. 그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 그런 진리죠... 물론 신부님께서도 양보의 미덕을 알아야겠지만 아무튼 그래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결혼 축하드려요! 화이팅!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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