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푸켓 해변. 쇼핑은 빠통? 리조트는 카론? 서핑은 카타비치로!
정적남과 서프녀의 사연
안녕하세요. 여자 친구와 푸켓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정적남입니다. 정적남이 제 이름은 아닙니다. 별명이죠. 안 해본 운동이 없는, 에너지 넘치는 제 여자 친구가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은 저를 위해 만들어준 별명입니다. 사실 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전 정적을 좋아하지만, 그녀는 그걸 무척이나 싫어하거든요. 남자답지 못하고 나약해 보인다나요.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제게 붙여줬기에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을 뿐 이죠.
활동적인 그녀와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는 저.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 만났지만 꽤 진한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요. 특별히 다툰 적도 없이 무난하게 연애를 하곤 있긴 합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권태기가 찾아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누워서 노래를 듣거나 책을 보길 무척 좋아하는 제 취미에 대해, 딴지를 거는 그녀의 모습을 부쩍 발견하게 됐거든요.
그렇다고 불만을 표시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노력을 해봤죠. 함께 헬스장도 다녀보고, 실내 암벽등반도 해봤죠. 아! 최근에는 그녀와 함께 서핑까지 다녀왔어요. 멋있더라고요. 그녀도 멋지고, 그녀와 함께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도 멋졌고요. 그래도 제가 그들 사이에 끼긴 부담스러웠습니다. 전 그녀가 파도를 타는 사진을 찍어주기 바빴죠. 서핑이란 게 참 멋진 운동 같아 보이긴 했지만, 무리해서 즐기고 싶진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녀 앞에서 초보티를 내며 다른 남자에게 교육을 받는 것도 싫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녀는 한동안 그 날의 서운함에 대해 얘길 했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풀린 상태긴 하지만... 완벽히 해소된 것 같진 않아요. 그래서 그녀의 서운함을 완벽하게 풀어줄 방법을 찾고 싶어요. 제가 생각한 건, 우리의 첫 해외여행에서 그녀가 만족할만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거예요. 12월 초에 푸켓 항공권을 사놓은 상태거든요. 태국 음식을 좋아하는 그녀이기에 제가 주도적으로 정해놓은 여행지입니다. 리조트에서 휴양도 하고 마사지도 받고, 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녀가 행복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뭔가 플러스 알파를 더하고 싶습니다. 액티비티를 알아봤는데, 기껏해야 스노클링 정도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녀가 좋아할 만한 완벽한 여행 계획에 대한 힌트를 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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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의 조언
푸켓에서 생애 첫 서핑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요!
한 겨울에 푸켓이라니! 정말 부럽네요. 반짝반짝 거리는 날씨를 가진 푸켓은, 타이의 진주로 알려질 만큼 참 멋진 여행지죠. 푸켓은 섬입니다. 그래서 관광보단 휴양을 목적으로 많이 선택되는 여행지입니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풍광이 좋은 리조트에서 아무 생각 없이 쉬기만 하다와도 참 좋은 곳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기도 합니다. 푸켓섬 인근의 작은 섬들인 피피섬, 원숭이 섬 등을 투어링하는 패키지엔 어김없이 스노클링 등의 액티비티가 포함돼 있죠. 그런데 ‘플러스 알파’의 계획을 원한다고 하셨으니, 전 서핑을 추천할게요. 흔히 서핑하면 발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푸켓 역시 많은 서퍼들에게 사랑받는 해변을 갖고 있거든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푸켓의 해변이라고 하면 빠통비치, 카론비치, 카타비치의 세 곳 정도가 되겠네요. 빠통 비치는 가장 알려진 번화가인 빠통시내 근처에 있는 해변입니다. 야시장으로 잘 알려진 반잔마켓, 유흥가인 방라로드가 있죠. ‘정실론’이란 유명한 쇼핑몰도 있습니다. 푸켓에서의 쇼핑은 이곳에서 대부분 이뤄지죠. 태국의 유명한 수끼 체인점인 ‘MK수끼’, 타이 음식점으로 유명한 ‘넘버 식스’를 비롯하여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들도 모두 몰려있고요.
이처럼 다양한 가게들이 몰려 있는 빠통비치의 단점은 물이 깨끗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해변보단 시내로 더 유명한 곳이죠. 맑은 바닷물을 보고 싶다면 빠통에서 조금 더 올라간 곳에 위치한 카론비치로 가야 합니다. 시내와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긴 해도, 카론비치에는 가성비가 좋은 다양한 리조트들이 많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통유리로 보이는 반짝이는 푸켓의 바다를 보고 싶다면, 카론비치에 위치한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드시 대형 리조트가 아니라 해도 좋습니다. 상상보다 더 괜찮은 가격으로 최고급 아파트먼트를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자, 이제 대망의 카타비치입니다. 바로 서핑을 할 수 있는 곳이죠. 카론비치는 물이 맑긴 하지만 파도가 높지 않거든요. 카타비치는 카론비치만큼 깨끗한 물에 서핑하기 딱 좋은 파도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론비치에서 카타비치로 가는 길엔 많은 서프 숍들이 몰려 있어요. 여자 친구 분의 행복해하는 표정이 보이지 않으세요?
이 참에 서핑을 한 번 배워보길 권합니다. 여자 친구와 같은 취미를 갖는 건 연애에 아주 좋은 영향을 미쳐요. 특히 권태기를 무사히 지나가는데 적절하죠. 권태기엔 ‘관계’보다 ‘나’에 집중할 시간을 더 선호하게 되죠.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혼자 있는 시간을 자꾸 갖게 되면 당연히 이별의 그림자가 드리우게 되고요. 그런 의미로 함께 운동하는 취미를 가지는 건 참 좋아요. 운동이란 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대표적인 활동이 잖아요? 함께 있으면서도 또 개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데이트 방법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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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비치의 서프 숍들은 대부분 가격이 동일합니다. 정말 싸요. 한국에 비교하면 천국이 따로 없죠. 제가 갔을 땐 1시간에 150바트, 반나절을 빌리는 데는 400바트, 하루 종일 빌리는 건 600바트 정도 했던 것 같네요. 1시간에 1200바트를 주면 서핑 교육까지 받을 수 있고요. 정적남씨가 운동신경이 없어서 누군가에게 뭔갈 배우는 게 부끄럽다고 해도, 아무도 없는 이국에서 쯤은 괜찮지 않을까요? 여자친구분 역시 정적남씨에게 ‘잘’하는 걸 기대하고 있진 않을 거예요. 뭐든지 시도하는 것 자체의 의미를 부여할 테니까요. 그러다 보면 잘하게 될지도 모르고요. 여자 친구의 행복을 위한 이런 정적남씨의 의지를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정적남 씨 한번 시작하면 꽤 운동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참! 푸켓엔 정말 많은 마사지 샵들이 있어요. 시내에도, 한적한 동네에도 마사지 샵들이 있죠. 여자 친구분이 만약 깔끔한 마사지 샵을 찾는다면, 정실론에 있는 ‘몬트라’라는 샵을 추천할게요. 실력도 좋고 위생상태도 좋은 샵 이거든요. 푸켓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푸켓의 로컬 맛 집인 ‘브라일리’의 카우만카이(치킨라이스)가 생각나네요. 정말 맛있었거든요. 저 대신 꼭 다녀와서 알려줘요!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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