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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룩 KLOOK Dec 21. 2017

삿포로에서 일식만 먹으란 법 있나요?

삿포로 현지의 중식 맛집

가족과 일본 여행을 앞둔 여행자의 사연


가족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어느 도시를 갈까 고민하던 중 겨울의 삿포로에 꽂혀 버렸어요. 설경도 보고 싶고, 노천탕도 가고 싶고요. 부모님 모시고 료칸에 가면 너무 좋을 것 같더라고요. 눈을 맞으며 온천을 할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흥분돼요. 저흰 아버지와 어머니, 언니와 저, 이렇게 4인 가족입니다. 3박 4일의 일정이고요, 일정을 짜는 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분 좋은 설렘을 가득 느끼면서요.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는 건 처음이거든요.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생겨버렸네요.


현지의 음식이 부모님 입에 맞지 않을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삿포로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을 찾아보니 양고기, 초밥, 대게, 스프카레, 해산물 덮밥 등이더라고요. 그런데 고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에 기름기가 없단 걸 알게 됐어요. 저와 언니는 상관없긴 한데, 부모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평소에 기름기 있는 음식을 즐겨 드시거든요. 치킨이 나 탕수육, 만두 같은 음식요. 식습관을 생각해보니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모님이 드실만한 가게가 삿포로에도 있을까요? 가르쳐주세요.



칼럼니스트의 조언


가족여행을 계획한 다니, 부모님께서 좋아하시겠어요.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떠난다는 게 사실 쉽지 않죠. 음식은 물론이고 이동 동선, 잠자리까지... 또래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 것의 2배는 더 신경이 쓰이니까요.


언젠가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저희 부모님도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시거든요? 그때 문득 생각이 들었죠. 아, 우리나라에 치킨이 있다면 일본에는 가라아게가 있었지! 그래서 삿포로의 가라아게 맛집을 찾아봤어요. 대부분 이자카야들만 검색이 되는 걸 보고 포기하려던 찰나에, 현지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추천을 받았던 곳이 있어요. ‘호테이’라는 음식점이었어요. 


언젠가부터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알려져서, 삿포로 맛집으로 검색을 하면 꽤 등장하는 곳이에요. 현지인들이 정말로 좋아하는 중국음식점이라고 하더라고요. 일본에 있는 중식 요리점이 은근히 맛있다는 얘기를 또 다른 지인에게 듣기도 했고요. 호테이는 인기가 너무 좋아서 맛집들이 모여 있는 건물인 ‘아카렝카 테라스’에 입점까지 했다고 해요. 그래서 반드시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었죠.


ⓒtke918


결과적으론 so-so였어요. 마파두부면과 가라아게가 유명하다 길래 주문을 했는데, 마파두부에 밥 대신 면을 넣어 먹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것 외엔 큰 감흥이 없었거든요. 물론 맛이 없는 건 아니에요. 재료도 신선했고, 한국에서 같은 가격에 음식을 사 먹는 것보다는 훨씬 만족도가 컸어요. ‘만약 내가 현지에서 살고 있다면 이 정도 가격이 이런 퀄리티의 음식을 먹는다는 건 큰 행복이겠다.’는생각도 충분히 들었고요. 그런데 그건 일본 음식의 공통된 특징이란 생각이 깔려있어서 인지, 눈이 높아져 버린 탓인지, 관광객들이 힘들게 찾아가서 먹어야 하는 음식점 까진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뭐 혼자서 여행 중이라면 충분히 경험해볼 맛이긴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추천하기 어려운 곳이더라고요. ‘이거 먹으려고 이렇게 힘들게 걸어온 거야?’라는 부모님의 핀잔을 들을지도 모르고요.


시간이 남는다면 호테이에 가보는 것도 좋아요. 그런데 호테이보다 만족도가 높았던 식당이 두 군데 더 있어요. 제 개인적인 만족에 근거한 곳이지만, 우선 가르쳐 줘 볼게요. 한 곳은 일본식 교자 전문점이고, 다른 한 곳은 중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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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오차오 교자 (チャオチャオ餃子) 


ⓒflickr. allegro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교자 전문점이에요. 흔히 먹는 반달 모양의 교자도 있지만, 직사각형 형태의 교자가 더 인기 있는 곳입니다. 한 입에 먹기에 딱 좋은 크기라서 한입 교자라고 부르더라고요. 저는 두 번에 걸쳐 베어먹긴 했지만요. 한입에 먹기엔 너무 뜨거웠거든요.


만두는 우리나라에 선 사이드 음식처럼 여겨지죠. ‘군만두 서비스요’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일까요. 짜장면이나 탕수육을 시키면 으레 딸려 오는 그런 이미지잖아요? 요즘은 홍콩이나 중국의 영향을 받은 딤섬집 등의 전문 요리점이 생겨나곤 있지만, 여전히 대중들에게 만두란 ‘돈 주고 사 먹긴 좀 아까운데 그래도 참 맛있어서 꼭 있었으면 하는’ 그런 음식으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선 어엿한 메인 요리 중 하나예요. 중국이 그 중심이겠죠. 일본도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라멘집에서 사이드로 파는 교자도 있지만, 이 ‘차오차오’처럼 교자를 메인으로 한 식당도 꽤 많더라고요.


ⓒtravelstar


차오차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도 교자 정식이란 거예요. 교자와 미소장국, 밥과 샐러드를 함께 주는 메뉴죠. 우리나라에선 만두를 식사의 메인으로 먹는 일은 잘 없잖아요? 신기했어요. 근처 직장인들의 점심식사로 엄청나게 인기더라고요. 제가 방문했을 때도 테이블의 대부분이 현지의 직장인들이었어요. 정장을 입고 근엄한 모습으로 만두와 밥을 먹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어요.


점심뿐 아니라저녁에도 인기가 좋아요. 교자와 함께 생맥주를 한잔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정말 다양한 교자를 팔아요. 기본 속인 돼지고기부터 시작해서 버섯, 양파, 치즈, 생강, 양파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교자들이 있어요. 200엔 밖에 하지 않으니 여러 개를 시켜먹어도 부담 없는 가격이죠? 이 곳의 교자는 한쪽 면만 바삭하게 굽고 한쪽은 촉촉한 스타일이에요. 이태원의 쟈니 덤플링이라는 만두 전문점이 있는데, 그곳의 만두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그런데 여기가 더 맛있어요. 부드럽고 고소하고 촉촉하고, 정말 생맥주를 부르는 맛 이죠. 생맥주도 잘 뽑더라고요. 손님이 많아 회전율이 좋은 집에선 생맥주 관리를 잘 하는 것 같아요. 


심지어 가라아게도 팔아요. 부모님께서 치킨을 좋아한다고 하셨으니, 이곳에서 가라아게를 시켜봐도 좋을 것 같네요. 호테이의 가라아게보다 여기가 더 맛있었거든요. 함께 나오는 샐러드와의 궁합도 좋고요. 원재료인 닭이 워낙 맛있는 삿포로라서, 웬만한 음식점의 닭 요리는 중간 이상은 하는 것 같긴 하지만요. 


부모님께서 만두와 치킨을 좋아한다고 하셨으니, 이 곳은 꽤 만족스러워하실 거예요. 아, 저녁보단 점심식사를 해결하는 곳으로 선택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만두와 가라아게가 아무리 맛있다곤 해도, 아직 우리에겐 저녁식사의 메인으론 2프로 모자란 느낌이잖아요? 거기다 이곳은 술집을 겸하고 있어서, 여느 일본 술집처럼 가게 내에서 흡연이 가능해요. 점심엔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거의 없지만, 밥집보단 술집에 가까운 저녁에는 술 한잔하는 사람들의 담배를 꽤 태우더라고요. 냄새가 은근 신경 쓰일지도 몰라요. 물론 환기는 확실해서 음식의 맛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요.


오도리 공원과 삿포로 시계탑이 근처에 있으니 그곳들을 관광하기 전 점심 먹기에 딱 좋을 것 같아요. 휴일 없이 일주일 내내 영업을 하더라고요. 오전 11시 30분에 오픈해서 새벽 2시까지가 영업시간인데, 오후 2시부터 5시 까진 브레이크 타임이니 유의해요!

주소 : 2 Chome-38Kita 2 Jōnishi, Chūō-ku, Sapporo-shi, Hokkaidō 060-0002 




2. 카슈 (香州) 

ⓒflickr. cozymax


한국인들에겐잘 알려지지 않은, 진짜 현지 맛집이에요. 개업한지 60년이나 돼었다고 하는, 현지에선 꽤 유명한 중국집이죠. 상점들이 모여 있는 다누키코지에 위치해 있는데, 늘 사람이 많더라고요. 


사실 일본에서 중국요리 전문점을 가는 일이 쉬운 선택은 아닐 거란 거 알아요. 그런데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길 추천해요. 일본 라멘의 기원이 중국의 면 요리거든요? 실제로 일본에 있는 중국음식점들은상당한 요리를 만들어 내기로 유명해요. 특히 재료의 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홋카이도이니 만큼, 우리나라와 같은 메뉴임에도 맛이 차원이 다른 경우가 많아요. 이곳도 마찬가지고요.


ⓒflickr. regvn


전 마파두부요리, 중화풍 치킨카레, 토마토 소스 치킨 튀김을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요. 1층엔 테이블이고 2층은 다다미방이었는데, 저녁시간엔 손님들이 꽤 많아요. 인원이 많으면 좌식 다다미방에서먹는 것도 재밌는 경험일 것 같아요. 이 곳 역시 만두를 파는데, 일본식교자와는 다른 기본 군만두에요. 그런데 속이 꽉 차고 육즙이 흘러나오는 게, 아주 괜찮았어요. 만약 차오차오를 가지 않았다면 이 곳에서 만두를시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뭐 이 곳은 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저 역시 다른 메뉴를 다양하게 먹어보진 못했지만, 주변 테이블을보니 제가 못 먹어본 요리들도 다 맛있어 보이더라고요. 늘 만석에, 일본내 타베로그에서도 인기가 좋고요. 


재밌는 건, 일본이니 만큼 이곳에선 사케를 먹는 게 보통이라는 거예요. 한국의중국 음식점에선 고량주와 같은 중국술을 먹게 되잖아요? 저 역시 중국음식과 사케를 먹어본 적은 없었는데, 꽤 궁합이 잘 맞았어요. 기름진 음식에 맥주도 좋지만 가벼운 무게감의사케도 좋더라고요. 일본은 지역 사케가 유명하니, 북해도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사케를 곁들여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오전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 까지 영업을 해요. 월요일은 휴무고요. 


주소 : 4 ChomeMinami 3 Jonishi, Chuo, Sapporo, Hokkaido 060-0063 




일본에 간다고해서 반드시 일식을 먹어야 한단 법칙은 없어요. 현지 식으로 정착된 중식이나 한식, 양식을 먹어보는 것 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해요. 요리란, 같은 메뉴라도 재료에 따라 차원이 다른 맛을 내니까요. 홋카이도에선중식 뿐 아니라 이탈리아 음식도 꽤 맛있어요. 피자나 파스타 같은 음식 말이죠. 우유와 밀가루, 감자와 아스파라거스 등의 기본 재료가 맛있으니 정말만족스럽더라고요. 여행은 1일 5식 아시죠? 다양한 구성으로 부모님과 즐거운 여행되길 바랄게요!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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