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룩 KLOOK Jan 25. 2018

현지인이 추천하는 오사카 24시간 술집 코스

어서 와 3차는 기본이지

4화. 어서 와 3 차는 기본이지. 현지인이 추천하는 오사카 24시간 술집 코스


한국을 무척 좋아하는 외국인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언제나 한국의 문화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는데, 그중에서도 ‘24시간 음식 문화’가 제일 좋단다. 삼겹살, 닭발, 해장국, 짜장면에 우동, 돈까스까지... 그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새벽에, 그것도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아냐며 늘 환호성을 지른다. 또 다른 외국인 친구들의 의견 역시 비슷하다. 한국은 정말 놀기 좋은 나라라는 거다. 이렇게 밤이 안전하고 환할 수가 없단다.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이고 방콕의 카오산 로드, 홍콩의 란 콰이펑, 싱가포르의 클락키, 그 어느 곳과 비교해 봐도 한국만 한 곳이 없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자랑스러운 한국에서 살아온 나... 그 화려한 24시간 음식·음주 문화에 길들여진 난, 여행을 준비할 때면 당연히(?) 목적지의 24시간 술집을 찾곤 한다. 그런데 의외로 잘 없다. 정말 없다. 그래서 이번 오사카 여행을 준비하면서는 오기가 생겼다.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24시간 술집에서 술을 한 번 먹어보리다! 



현지에 살고 있는 지인을 수소문했다. 우리나라의 김밥천국과 비교되는 일본의 체인 스키야와 같은 밥집은 제외하고, 24시간 운영하는 술집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예상대로, 추천받은 집 대부분은 오사카의 번화가인 도톤부리 근처에 있었다. 뭐, 술집이긴 하지만 굳이 거기서 술을 먹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요리를 여러 개 시켜놓으면 충분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그러니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도 꽤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다. 늦게 도착하는 비행기를 탄 사람에게도, 호텔에서 짐을 푼 뒤 밤까지 잠이 들어 버린 사람에게도, 24시간 내내 오픈하는 술집의 존재는 꽤 유용할 테니까.


오사카 여행 갈 때 꼭 필요한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클룩

1차. 오사카 명물 쿠시카츠와 생맥주로 든든하게 

: 요코즈나

ⓒflickr. Hiro_ A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너무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 이자카야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메뉴는 꼬치구이다. 가슴살·염통·껍질·허벅지 살 등 다양한 닭의 부위를 기본으로, 아스파라거스와 토마토 등의 야채와 돼지고기·소고기 까지... 다양한 재료가 숯불에 구워지는 향기만 맡아도 군침이 절로 넘어간다. 그런데, 이런 꼬치구이 외에 꼬치를 튀겨내는 요리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쿠시카츠라고 불리는 요리다. 


우리에게 익숙한 꼬치구이, 즉 앞서 설명한 재료들을 꼬치에 끼워 간장 혹은 소금 양념으로 구워내는 요리의 정식 명칭은 ‘야끼토리(焼き鳥, やきとり)’다. ‘야키(焼き, 굽다)’와 ‘토리(鳥, 닭)’, 즉 말 그대로 ‘구운 닭고기’란 뜻이지만 다른 재료를 구워내도 통상 야키토리라고 부른다. 이 야키토리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꼬치요리가 바로 쿠시카츠(くしカツ)다. 쿠시카츠는 다양한 재료들을 꼬치에 찔러 ‘튀겨’ 먹는 튀김요리다. ‘쿠시아게’ 라고도 불리는 이 요리의 원조가 바로, 오사카다.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한 쿠시카츠 맛집은 다루마(도톤보리에 많은 체인점을 갖고 있다) 가는 곳 이다. 하지만 다루마는 라스트 오더가 저녁 10시, 즉 그 이후에 도톤보리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맛볼 수 없단 얘기다. 그럴 때 선택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요코즈나’다. 스모선수가 그려진 입간판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현지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선술집 중 하나다. 


ⓒkimishowota


물론 쿠시카츠 전문점은 아니지만, 다른 선술집들에 비해 특히 쿠시카츠가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 외 다양한 메뉴들도 준비돼 있으니, 오히려 튀김요리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에겐 쿠시카츠 전문점보다 훨씬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메뉴 주문도 어렵지 않다. 한국어 메뉴가 100%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스모 심벌과 어울리는 ‘메가 모리’라는 메뉴도 유명하다. 특이한 요리는 아니고, 기존 요리를 메가 사이즈로 제공하는 이벤트다. 그걸 시켜서 굳이 먹을 필욘 없을 거고, 거대한 모형 음식과 우스꽝스런기념사진 정도만 찍어 보면 재밌는 추억이 되리라 싶다. 


쿠시카츠를 먹을 땐 하나 만 기억하면 된다. 앞에 놓인 소스를 한 번만 찍어 먹을 것. 소스가 더 필요하다면 양배추를 이용해 개인 접시로 옮겨 담아야 한다. 베어 먹은 후 다시 소스에 담가 먹는 그런 비매너는 피하도록 하자. 메뉴판의 다양한 음식들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 질 테지만, 그만큼 음식 맛도 좋을 테지만, 그래도 절제의 미학을 발휘해 보길. 밤은 아직 길고 우리에겐 2차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2차. 제철 회와 지역 사케로 깔끔하게 

: 이소마루 수산


쿠시카츠로 든든해진 배를 소화시킬 겸 도톤보리 거리를 걷다 보면, 슬슬 2차 생각이 날 거다. 기름진 음식으로 1차를 했으니 2차는 당연히 깔끔한 음식이 돼야 할 터. 다행히 이곳은 해산물의 천국 일본이다! 유수의 스시가게 만큼은 아니지만, 이 새벽시간에 제법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선술집이 잇다. 바로 이소마루 수산이다.  


메뉴판을 받아보면 요코즈나에서봤던 음식들이 꽤 많을 거다. 이곳 역시,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선술집의 한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소마루 수산은 도쿄에도 체인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선술집이다. 체인점이라고 해서 무시할 필욘 없다. 그만큼 기본 이상의 맛과 품질이 보장됐단 얘기니까. 특히 새벽시간에 해산물을 먹고 싶을 땐, 아주 특별한 맛집이 아니라면 이런 체인점을 이용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재료의 선도나 질 적인 측면에서 꽤 괜찮은 만족도를 줄 수 있어서다. 



도톤보리의 명물인 움직이는 게딱지 간판 바로 앞에서, 푸른 파도 위를 춤추는 붉은 생선이 보인다면 그곳이 바로 이소마루 수산이다. 가장 많이 시키는 메뉴는 제철 사시미모듬·카니미소구이·가리비 껍데기 구이 등인데 특히 카니미소구이의 만족도가 높다. 카니미소(かにみそ)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게의 내장으로, 게딱지 위에 올려진 게장을 직접 구워 먹는 맛이 기가 막히다. 


가리비 구이 역시 우리나라의 체인점 술집에서 시키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크기와 선도를 자랑한다. 제철 사시미도 나쁘지 않다. 아주 극찬할 정도의 맛까진 아니지만, 동 시간대 이용할 수 있는 동 가격대 한국의 선술집에 비하면 당연히 이곳이 압승이다. 생맥주는 배가 부를 거니, 오사카에서 인기 있는 지역 사케를 주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맥주와 함께하는 해산물도 좋지만, 깔끔한 사케와 먹는 해산물의 궁합 역시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이소마루 수산은 워낙 유명하다 보니, 메뉴를 조금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권을 판매하기도 한다. 미리 구매해서 방문하는 것도 좋은 팁이다.


오사카 이소마루수산 식사권 구매하기



3차. 마무리는 역시 일본 라멘. 진득한 국물로 숙취 안녕

: 이치란 라멘 도톤보리점 


이쯤 되면 취기도 적당히 올랐을 테고. 이 시간까지 남아있는 주당이라면 뜨끈한 해장국이 당길 거다. 일본에서 해장은? 당연히 라멘이다. 오사카의 라멘 하면 가장 먼저 검색되는 곳이 ‘이치란 라멘’이다. 유명한 만큼 맛도 좋다. 이제는 분점까지 낼 정도로 유명해진 맛집이지만, 도톤보리의 본점(이치란 라멘의 진짜 본점은 후쿠오카에 있다)에서 먹는다는 기분이 그 맛을 더 배가시켜줄 거다. 


밤낮 가리지 않는 긴 대기열을 기다려 마침내 가게로 입성하면, 처음 주문을 하는 사람은 당황할 정도의 다양한 옵션이 주어진다. 맛, 기름진 정도, 마늘, 파, 차슈와 비밀 소스의 정도, 면을 선택할 수 있다. 다른 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므로 쭉쭉 체크해 나갈 거지만, 비밀 소스에서 아마 한 번쯤은 갸우뚱할지 모른다. 어렵게 고민할 필요 없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다진 양념’라고 생각하면 된다. 진하고 구수한 돈코츠 육수에, 얼큰함의 정도를 선택하는 거다. 처음 먹는 사람에겐 1/2를 추천한다지만, 개인적으론 1 이상을 시켜서 따로 덜어 놓는 걸 추천한다. 기본 육수 그대로 반쯤 먹다가 마지막엔 이 비밀 소스를 넣어 얼큰한 맛까지 즐기는, 2배의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비법이다.       

                        



사실, 오사카의 술집을 추천받으며 처음 느낀 생각은, ‘전부다 우리나라에서도 먹을 수 있지 않아?’라는 거였다. 지인의 추천이 잘못됐다기 보단, 요즘 우리나라의 술집들이 워낙 일본화가 많이 된 게 원인이었다. 각종 이자카야는 말할 것도 없고, 이치란라멘의 맛을 재현해 주는 맛집도 서울 시내에 여러 곳이 있다. 그래도 본고장 아닌가. 같은 메뉴라 할지라도 재료의 수급과 요리사의 스킬, 분위기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다. ‘여기까지 와서 굳이 이걸 먹어야 해?’보단, ‘본고장에 왔으니 오리지널을 한 번 먹어보자.’ 정도로 편히 생각하면 좋을 듯싶다.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 & 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오사카 여행 갈 때 꼭 필요한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클룩
매거진의 이전글 제대로 즐기려면 예매는 필수!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