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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룩 KLOOK Mar 15. 2018

우리나라엔 없는 오사카 테마카페들

일본 테마카페 BEST3

8화. 대세는 테마카페. 우리나라엔 없는 오사카의 테마카페들


일요일 낮 11시. 몸을 붙잡는 침대의 유혹을 뿌리치고 문밖을 나섰다. 사상최강의 한파가 만들어낸 찬바람 때문에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서, 평소보다 1.5배는 빠른 걸음으로 약속장소를 향해 걷고 있었다. 약속 장소에 다다랐을 무렵... 건너편에서 보이는 광경에 시선을 빼앗겼다. 앤틱한 문과는 어울리지 않는 현대적인 글씨로 새겨진 ‘사주’라는 간판, 그 간판이 눈에 띄는 사주카페 앞에 8~9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오픈을 기다리는 줄을 이루고 있는 게 아닌가. 심지어 그 건너편 방 탈출 카페 앞엔, 마찬가지로 오픈을 확인하기 위해 가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서너 명의 대학생 무리들이 보였다. 아니, 일요일 낮에? 정말?


테마카페의 인기를 제대로 실감한 순간이었다. 약속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의 카페 앞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원두 맛이 좋은 카페들도 여전히 인기가 좋지만 테마카페는 요즘의 트렌드임에 분명하다. 보드카페와 사주카페를 시작으로 강아지·고앙이 카페를 거쳐 이젠 방탈출·양궁·사격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 카페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방 탈출카페 마니아가 내 주위에도 여럿 생긴걸 보면, 확실히 그 파급력은 대단한 것 같단 생각이다.


이웃나라 일본에도 다양한 테마카페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동물이나 캐릭터 따위의 특정사물을 관상하는 테마카페는, 한때의 붐을 탄 뒤 시들해진 게 사실이다. 현재 인기있는 테마카페들도 액티비티위주가 대부분이다. 일본은 여전히 동물, 캐릭터 등을 구경하는 테마카페가 인기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선 찾아 볼 수 없는 신기한 컨셉들이 많다. 도쿄는 물론이고,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도시인 오사카에도 다양한 테마카페들이 있다. 가볼만한 곳 3곳을 추려봤다. 


오사카 여행 갈 때 꼭 필요한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클룩 KLOOK!



부엉이 카페 – 슈에뜨

Happy Owl Café chouette


ⓒhttps://osaka-info.jp

밤에 활동하는 새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부엉이다. 부엉이는 의외로 재물을 상징하는 새 이기도 하다. 한국에선 이 부엉이가 천연기념물에 속할 정도로 보기 힘들다. 하지만 오사카 도톤부리에 가면 이 부엉이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바로  슈에뜨 라는 카페다. 어릴 적 동물도감에서만 볼 수 있던 그 부엉이라니!


시스템은 한국의 애견카페와 동일하다. 시간당 1500엔(성인기준, 0-3세 아동은 무료, 4-12세 아동은 500엔)을 내고 들어가면 음료를 하나 골라 마실 수 있고, 정해진 시간동안 자유롭게 카페안의 부엉이와 올빼미를 구경하는 방식이다. 스텝의 설명을 잘 듣고, 손을 소독하고 나면 부엉이들을 직접 만질 수도 있다. 


ⓒflickr. Joseph Roman


무섭거나 사납지 않을까 걱정이 되겠지만, 녀석들은 생각보다 온순하고 귀엽다. 직접 손에 올려볼 수도 있고,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어 볼 수 있기 까지 하니 재밌는 체험이 될 거다. 하지만 부엉이들은 고개가 360도로 휙휙 돌아가는 대신, 시야가 좁다. 그래서 지나치게 많은 터치를 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카페의 모형물이 아닌, 하나의 생명을 대하는 아끼는 마음으로 부엉이들을 다뤄주면 좋을듯하다. 카페에는 부엉이와 관련된 인형이나 컵 등의 굿즈도 판매하고 있으니 기념품으로도 제격이다.


슈에뜨 근처에는, 같은 컨셉의 Lucky Owl(럭키아울)이란 부엉이 카페도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럭키아울에는 부엉이 외에 앵무새 등 다른 동물도 있단 거다. 그리고 슈에뜨는 부엉이의 머리까지 만지는 걸 허락하지만, 럭키아울은 부리만 가능하다는 게 또 다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는 해리포터에 나온 해드위그와 같은 종인 ‘해리’라는 흰색 부엉이가 인기인데, 사실 슈에뜨에도 비슷한(?) 외모의 종이 있으므로 굳이 해리를 보기 위해서 럭키아울을 방문할 필욘 없다. 두 카페 모두 각각의 개성이 있으므로 좀 더 끌리는 곳을 가면 될 듯 싶다.


공식 홈페이지 : http://chouette1.jp/english/

주소 : 〒542-0083 Osaka-Shi, Chuo-Ku, Higashi Shinsaibashi 1-9-21, 1921 Building 2F

운영 시간 : 11:00 ~ 20:00 



오사카 메이드 카페 메이드리밍

めいどりーみん


일본의 마초카페라는 곳이 인기라는 기사를 본 적 있다. 근육질의 훈남 들이 서빙을 하고 눈웃음을 선사하며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을 보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라면 그리 큰 인기를 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지만, 일본에선 관상용 동물 뿐 아니라 사람까지 컨셉으로 하는 카페들이 꽤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건 아무래도 메이드카페가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론, 메이드카페에 대한 거북함이 앞설 거다. 특히나 요즘 같은 시대에, 만화에서 볼 법한 메이드 복장을 입은 직원들이 응대를 해주는 그런 카페에 방문을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닐 거다. 방문하더라도 절대로 인스타그램에 올려선 안 될 듯한... 그런 불편함이 앞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을 지나치게 음흉한 시선으로 볼 필욘 없지 않을까 싶다. 그 갭이 크긴 하겠지만, 꽃미남 아이돌들에게 열광하는 소녀팬 들과크게 다를 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왜 이런 카페가 생겨났으며 여전히 성행을 하는지, 대체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면 ‘메이드카페=변태’ 라는 공식을 깨고, 하나의 테마카페라는 생각으로 한번쯤은 방문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강조하지만, 일본 내 메이드카페는 주류의 문화가 아닐 뿐 절대 음지의 문화가 아니다. 일본의 대도시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절대로 볼 수 없는 일본 특유의 관광상품 정도랄까? 심지어 기업형 메이드 카페도 있다. 지금 소개할 ‘메이드리밍(めいどりーみん)’ 이란 카페다. 확고한 오리지널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일반관광객들에겐 이러한 기업형 카페 정도가 적당하다.




메이드 카페라고하면 짧은치마와 온갖 귀여운 말투, 다소 부담스런 억양으로 주문을 외치면서 애니메이션 노래와 춤을 추는 이벤트를 떠올릴 거다. 본디 메이드 카페란 그쪽 취향을 가진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 취미가 없는 사람이 방문했을 시, 부담감이나 거북스러움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메이드리밍은 기업형 카페이니 만큼 부담감이 덜하다. 오타쿠 적인 요소를 덜고 대중적인 요소를 가미했단 뜻 이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뿐 아니라 태국에까지 체인점이 형성 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중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오타쿠라고 하면 어떤 취미에 지나치게 몰입된 사람들을 뜻하지만, 대체적으로 게임이나 만화의 여성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상상하기 마련이다. 그런 전문가(?)들을 위한 거리가 일본의 대도시에는 꽤 크게 형성돼 있고, 그걸 오타로드라고 부른다.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대표적인 오타로드는 도쿄의 아키하바라와 오사카의 덴덴타운인데, 메이드리밍 역시 이곳에 존재한다. 도쿄엔 아키하바라와 시부야, 신주쿠 등 꽤 많은 체인점을 갖고 있지만 오사카에는 두 곳이 있다. 덴덴타운 주변의 닛폰바시점과 난바점이다. 규모는 난바점이 좀 더 크다. 무대까지 설치돼 있어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메이드들이 라이브공연을 하기도 한다. 메이드 뿐 아니라 그들에게 열광하는 팬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면 난바점을 추천한다. 물론 어느 정도 당황할 준비는 하고 가야겠지만. 


공식 홈페이지 : https://maidrea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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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판타지 14를 모티브로 한, 에오르제아 카페

EORZEA CAFE


ⓒEORZEA CAFE 공식홈페이지


일본하면 떠오르는 건 장인정신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일본과 우리나라의 음식점을 랜덤으로 방문했을 시, 그 만족도는 일본이 좀 더 높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의 장인정신이 큰 몫을 담당한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음식과 내 가게에 대한 자부심이 있단 얘기다. 그런 전통이 유지되는 이유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비해 개별성을 상당히 존중해 주는 나라라서가 아닐까 싶다. 


취향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취향적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특별한 커피 원두를 좋아해서 그 전문점을 찾는 사람들과 메이드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동등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본에도 주류-비주류의 구분이 있지만 우리나라만큼 비주류를 막 대하진 않는 분위기다. 앞서 말한 기업형 메이드카페가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아마 그런 연유일테고. 마지막으로 소개할 카페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페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게임 중 하나인 ‘파이널 판타지’, 그 중에서도 파이널 판타지 14를 모티브로 한 만든 카페인 ‘에오르제아(EORZEA CAFE)’다.


일본 내에선 게임과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을 위한 카페 역시 하나의 유행의 축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카페중 하나가 바로 ‘에오르제아’다. 이 카페는 도쿄의 아키하바라와 오사카의 도톤보리점에 하나씩 있고, 예약제로 운영된다. 카페라곤 하지만 식사메뉴도 꽤 많이 준비 돼 있으니 굳이 식사를 한 뒤에 갈 필욘 없을 듯 하다.  

ⓒEORZEA CAFE 공식홈페이지 / 도쿄 아키하바라점


이곳의 특징은 게임 내에 등장하는 대도시를 컨셉으로 만들어져 있단 거다. 아키하바라점은 ‘숲의 도시 그리다니아’, 오사카 도톤보리점은 ‘사막 도시 울다하 컨셉’이라고 한다. 필자 역시 파이널 판타지를 제대로 해 본적이 없어서 ‘아, 그런가 보다...’ 정도의 감흥이 전부였는데,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의 반응은 좀 달랐다. ‘우와! 정말로 거길 배경으로 했어?’ 라는 격한 반응이 나온걸 보면 꽤 유명한 배경이 아닐까 싶다.


이 카페는 게임을 잘 알고가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예약티켓을 들고 입장을 하게 되면 게임 속 캐릭터의 옷을 입은 스텝이 손님을 맞이하고, 이어 코스터를 2장 고르라고 하는 낯선(?)말과 함께 다양한 선택권을 준다. 게임을 플레이 할 시 선택하는 캐릭터의 직업들이 그 선택권 내에 있는데,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100%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카페 내의 음료와 식사의 이름들 역시 게임 속 캐릭터 및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홍련의 해방자’, ‘오르슈팡 은검’, ‘라우반 알딘 -알라미고의 성난 소’, ‘종언의 전장노래’ 등과 같은 메뉴이름은 게이머들에겐 독특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컨셉이다. 위치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구글 맵에서 'Karaoke Pasera Dotonbori'라는 건물을 찾으면 된다. 이 건물의 4층이다.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pasela.co.jp/paselabo_shop/ff_eorzea/

주소 : 일본 〒542-0071 大阪府中央区 道頓堀1−4−27 道頓堀ベニスビル1 パセラリゾーツなんば道頓堀店 4F



좌:구데타마카페 공식 홈페이지 / 우: 리락쿠마카페 오사카 페이스북


소개한 곳 뿐 아니라 토키까페, 구데타마카페, 리락쿠마 카페 등 다양한 테마카페들이 즐비한 곳이 일본이다. 그만큼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카페들이 많단 거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 취향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호기심으로 방문했을 시 만족도가 높지 않을 수도 있단 얘기다. 아무래도 가게에서 파는 음식들의 만족도가 아닐까 한다. 테마카페들의 특성상, 보통의 카페에 비해 준비된 음료나 음식들이 대단히 맛있진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하다. 보통의 카페에 지불하는 돈이 음식의 만족도를 위한거라면, 이런 카페에 들이는 돈은 음식값이라기보단 카페의 이용료에 가까울 테니까 말이다.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 & 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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