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색 입히기
내 삶에서 음악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질문해 봤다. 아마 60%는 되지 않을까?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의 시간에 음악을 듣는다.
출근길에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참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정말로 그렇다. 우리는 지금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훌륭한 음악들을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소비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십 몇여 년 전만 해도 음악을 제대로 들으려면 정식이든 불법이든 음악을 컴퓨터에 내려받고 MP3로 옮겨담는 작업이 필요했다. 파일을 옮기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해서 음악을 받고 담는 작업에는 나름의 신중함이 요구되었다. 그래서인지 돌아보면 그 당시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애정이 조금 더 담겨있었던 같기도 하다.
과거로 올라갈수록 음악듣기의 어려움은 커져만 간다. 클래식을 자주 듣는 나는 바흐나 모짜르트 같은 사람이 살던 중세 서양의 상황을 자주 떠올리곤하는데, 그 당시에 음악이란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다. 좋아하는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이 골드베르그라는 귀족이 잠이 안온다고 해서 들려주기 위해 작곡해서 연주해주던 곡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당시의 음악가들은 귀족의 MP3같은 역할을 했던 셈이다. 음악을 듣기 위해선 반드시 사람을 부려야한다니, 얼마나 불편한 음악 감상 환경인가!
그 당시 귀족들이 비율이란게 전체 인구의 1.5%~2.3%라고 들었는데 거기에 음악가들을 부릴 정도로 부를 가진 귀족일 확률이란 얼마나 더 작을까? 내가 중세에 태어났다면 지금같이 음악을 즐기기란 정말로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귀에 이어폰을 꼿고 출근을 하면서 나는 이 삶이 꽤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최근에 조이의 틀별한 플레이리스트(Zoey's extraordinary playlist)라는 드라마를 봤다. 의료사고(?)로 주인공에겐 사람들의 내면의 소리가 음악과 함께 뮤지컬처럼 펼쳐지는 특별한 능력을 얻게된다.
이렇다면 얼마나 일상이 다채롭게 느껴질까? (물론 난처한 일도 많이 생기겠지만)
일상의 배경음악을 고르는 일은 색칠공부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음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일상이 다양한 색들로 칠해진다.
오늘은 어떤 색으로 칠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