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집중과 양극화
12월 3일 밤 10시 깨어있던 사람을 화들짝 놀라게 만들고, 그 시간 자고 있던 사람들을 다음날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던 계엄령으로부터 벌써 3주가 지났다. 어찌저찌 추가적인 소요사태를 만들 수 있는 윤석렬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었고, 이후에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과정에서 여당과 야당은 좁혀지지 않는 견해 차 속에서 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솔직히 A nor B, 민주당도 국민의 힘도 싫은 나에게도 국민의 힘을 지지하시는 분들의 계엄 옹호는 참으로 놀랍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결국에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 나라에 더 나은 방향이 어떤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생각하기에 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우리는 혼란속에 있는지 가능한 한도 내에서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엄이란 중대한 사건을 이렇게 비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계엄이 이런 것과 같은 것 같다.
대한민국이 학급이라고 했을때,
윤석열(석열) : 반장이고 고집이 쎈 아이
민주당(민주) : 그런 석렬이가 민주는 맘에 들지 않아서 사사건건 방해하고 놀리는 아이
계엄 : 석열이가 민주를 때린 일
여기에 대해서는 각 입장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선생님(중도) : 둘 다 잘못이 있지만 폭력은 규정에 어긋났을 뿐만 아니라 문제의 해결방법으로 정당화 될 수 없다.
반아이들 그룹 1(진보) : 무조건 석열이 잘못이다. 쟤 그럴 줄 알았다. 빨리 쫒아내야 한다.
반아이들 그룹 2(보수) : 민주가 맞을 짓을 했다. 석열이도 잘 한 건 아니지만 민주가 더 잘못했다.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면 계엄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다.(물론 절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고 아무리 그래도 계엄은 무조건 잘못된 일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해가 안가더라도 이해를 하려는 노력은 해야할 것 같은게 민주가 맞을 짓을 했잖아라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계엄 이후의 한국 갤럽의 설문조사(12월 5일자) 기준으로 했을때 각 연령대별 계엄에 대한 생각 및 인구 수는 아래와 같았다.
선거인 중 약 31%나 이번 계엄은 내란이 아닌 해서는 안되지만 어느정도 정당성이 있는 통치행위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말은, 국민의 힘 의원들은 이 30%나 되는 지지자들을 놓치기 싫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당론 및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양당체제가 낳은 정치적 양극화가 큰 역향을 끼쳤다고 본다. 지금의 소선거제는 극단층의 견해를 더 중요하게 만든다. 49명이 지지해도 2명의 지지가 없으면 승자가 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주장보다는, 탄탄하고 변하지 않는 지지층의 극단적 생각을 더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양극화는 민주당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기에 토론을 통한 실용적 협치는 점점 멀어져 간다.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 의원이 주장하는 선거제 개편 및 권력축소형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이러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거기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도 멀겠지만 말이다.
선거제를 현재의 소선거구방식이아닌 개방형 비례대표제(각 당에서 비례대표 후보자의 목록을 공개하고 선거를 통해 획득한 표만큼 해당 후보가 당선되는 투표제도)로 개편할 경우 확실히 무조건 한 당이 과반이상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현재와 같은 양당제에서 다당제로 나아갈 수 있고, 이에 따라 서로 힘으로 누르려는 정치가 아닌 토론과 합의를 통한 정치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같이 대통령도 현재 너무나 많은 권력(행정권, 인사권, 예산권, 정부입법권, 감사권)을 갖고 있는제도에서 일부 권력을 독립된 형태 또는 다른 부에 위임하는 형태로 권력 약화가 필요하다. 대통령이 너무나 많은 권력을 갖다보니 부패하기 쉽고 견제가 어렵다. 타협은 더더욱 어렵다.
결국 지금 우리는 대통령제와 정당제 모두 양극화로 인한 문제 속에 있다.
과반이상을 획득한 정당의 권력이 너무 강하고,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강하다.
더 나은 나라,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번 기회를 빌어서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돌아보고 문제의 개선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