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린 게임회사
22년 11월 - '붉은사막' 마무리 작업, 연내공개는 어려워 개발인력 50% 집중
23년 08월 - 붉은사막을 하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만큼 목표한 대로 개발을 잘 마무리하고 빠르게 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4년 11월 - 도깨비는 붉은사막과 함께 개발을 해나가고 있으며 붉은사막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 '마무리'라는 단어의 정의를 잘 모르는 것 같은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의 게임 개발사인 펄어비스.
사전적인 마무리의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마무리
명사
1 일의 끝맺음. 마무리 단계.
2 논설문과 같은 글의 끝맺는 부분.
하지만 펄어비스의 마무리란, 마치 예전에 중국집에 짜장면을 시키고 한참을 오지 않아 전화를 해보면 "방금 출발했어요"라는 말처럼 어떤 지점을 무마하려는 단어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거짓말과 출시지연에 주주들의 신뢰는 박살이 났고, 당연히 주가도 곤두박질쳤습니다.
최고가 : 145,200원
현재가 : 36900원('25.7.23.기준)
최고가 대비 25% 수준인 현재의 주가는 이러한 현상이 반복된 결과일 것입니다.
이제부터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놓자면, 저는 사실 그렇게 고가에 산 사람은 아닙니다. 작년을 시작하면서 올해는 어떤 주식과 함께 일년을 시작해볼까 고민하던 중, 펄어비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저는 안일하게도 이런 생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3년동안 출시한다 출시한다 거짓말을 해왔는데, 설마 올해도 안나올까?
네 그 생각은 설마가 맞아버렸습니다. 펄어비스는 작년에도 게임을 내지 못하고 올 해 말로 출시일을 미뤄버리더군요.
사실 저는 작년에 이 주식에 대한 장대한 포부를 갖고 있었습니다. 제 생각은, '이거이거 게임주는 보통 게임 출시 2~3달 전에 최고가를 찍는구만 그렇다면 내가 이 주식을 연초부터 들고 9월에서 10월쯤 되면 두배는 먹는거 아니야???' 이었습니다.하지만 어림도 없죠. 그렇게 24년에도 게임은 나오지 않고, 저는 25년 7월 아직까지도 펄어비스를 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박살난 신뢰에도 불구하고 펄어비스를 팔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저 자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저를 아직 붙들고 있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검은사막이 나름 살아서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고 있다.
- 검은 사막은 10년이나 된 오래된 게임이지만, 아직까지도 나름대로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규유입은 크게 많지 않은 것 같지만 해외 게이머들이 대부분인 만큼 게이머들의 충성심은 의심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매출은 감소하고 있고, 이제는 낡은 엔진으로 신작의 부재가 큰 문제이긴 합니다.
2) 지금까지 개발한다고 쓴 돈이 거의 조단위다... 이정도면 뭐라도 했을 것이다.
- 펄어비스는 매년 인건비등으로 수천억원의 돈을 쏟아붇고 있습니다. 블라인드나, 잡플래닛등의 후기들만 봐도 업무강도는 높기로 유명하고요.(물론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그 업무강도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듯 하나 이런 부분은 대부분의 회사가 비슷하기 때문에 논외로 치겠습니다.) 추산되는 붉은사막의 개발비는 수천억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개발비는 엔진에 투자된 것이기 때문에 붉은사막 자체의 개발비로 보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그동안 뭐라도 했겠지, 뭐라도 남았겠지 라는 생각입니다.
* 제가 적으면서 들어도 되게 근거 없는 이야기네요. 확실히 비 이성적인 판단입니다.
종목에 대한 불만만 잔뜩 늘어놓았지만 놀랍게도 펄어비스는 저에게 수익종목입니다. 실현손익이 10%정도 미실현 손익도 4~5%정도 남아 있으니 사실 저에게는 나쁜 종목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처럼 후발로 들어와 적당히 저가에 구매가 가능했던 사람이 아닌, 이 종목을 정말로 믿고 본인의 돈을 투자했던 사람들은 엄청난 손실 속에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사의 태도는 정말로 실망스럽고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게임의 개발현황을 세세히 밝히는 게임사야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출발도 안했으면서 출발했다고 하는, 매년 연말만 되면 마무리 단계라고 하는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신뢰는 한 번 깨어지면 회복하기 정말 힘든, 개인 뿐만 아니라 법인에게도 이루 말 할 수 없이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입니다. 펄어비스는 올해 말 출시를 밝혔지만 하반기가 이미 시작된 7월 말까지도 정확한 출시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적어도 이번에는 양치기의 거짓말이 아닌 진실이길 바래 봅니다.
펄어비스
동사는 2010년 온라인게임 개발·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되어 CCP ehf. 등과 함께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및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주요 매출은 '검은사막' 및 'EVE' IP의 PC, 콘솔, 모바일 게임 글로벌 서비스로 구성되며, 게임사업부가 전체 매출의 99.8%를 차지함.
'검은사막' IP의 서비스 지역 확장과 신작 3종 개발을 통해 IP 확장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음.
출처 : 에프앤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