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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혜 Jul 30. 2017

큐레이터와 함께 하는 음악데이트

국립고궁박물관의 문화가 있는 날 행사



월 마지막 주 수요일, 국공립 박물관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경험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소규모 클래식 음악회, 특별전시해설, 다과회를 곁들인 무료 영화 관람 등등… 아마도 사전 정보 없이 우연히 마주친 적이 많으실 텐데요. 알고 나면 더욱 야무지게 즐길 수 있는 일상 속 이벤트,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소개합니다. 7월 26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된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음악 데이트’입니다.




경복궁 내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의 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전문 박물관입니다. 올해부터 연중무휴 제도가 시행되어 쉬는 날 없이 개방되고 있습니다. 국립 고궁박물관은 종종 2층 로비나 앞마당에서 여러 가지 공연을 열기도 하는데요. 이번 달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특별한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국립 고궁 박물관의 문화가 있는 날 행사, '큐레이터와 함께 하는 음악 데이트'입니다. 프로그램은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인데요. 1부는 클래식 음악회, 2부는 특별전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 전시해설로 구성되었습니다.  














림코 앙상블의 클래식 음악회


림코 앙상블의 모습.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위해 국립고궁박물관 2층 로비에 특별 무대가 마련되었습니다. 무더운 날씨를 피해 시원한 로비에서 열린 이번 음악회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음악회의 주인공인 림코 앙상블은 2011년 한국과 러시아의 음악가들로 결성된 다국적 연주 단체입니다. 문화 소외지역, 초, 중,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해설을 곁들인 클래식 공연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주를 시작할 때마다 먼저 간략한 해설이 진행되었습니다. 레퍼토리 또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명곡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모리꼬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 '파헬벨의 캐논',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3악장, 겨울 1악장',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정경' 등 유명한 클래식 소품들을 생생한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 로비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회이기에 더욱 특별한 느낌이었는데요. 당연한 공식처럼 전통 공연이 열리는 대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클래식 명곡들이 선보여서 오히려 이색적인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의 후반부는 활발하고 경쾌한 오페라의 서곡들로 이루어져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어린이와 외국인들을 비롯한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불러일으킨 음악회였습니다. 



관객들의 호응속에서 멋진 피날레!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 전시해설

 



문화가 있는 날 행사 2부는 특별전 '조선 왕실의 포장 예술' 전시 해설로 구성되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이번 특별전은 조선왕실의 다양한 포장용품과 그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회입니다. 전시에는 왕과 왕비의 인장, 왕실 여인들이 썼던 각종 장신구, 기타 생활용품과 이들 물건을 더욱 기품 있게 감싼 포장재가 두루 선보입니다. 전시 해설은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 학예연구사인 '박수희'님이 진행했습니다.




조선 왕실에서는 의례에 소용되는 귀중한 의물부터 궁중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여러 가지 물건까지 용도와 격식에 따라 아름답게 포장하는 데 각별한 공을 들였습니다. 왕실 포장 용구는 화려하면서 색감이 결코 가볍지 않고, 격조가 있으면서 정성이 오롯이 느껴졌는데요. 실제 왕실에는 왕실 포장을 담당하는 관청인 ‘상의원(尙衣院)’이 있었고, 중요한 국가 의례에 사용될 물품의 포장은 ‘봉과(封裹)’라는 엄정한 의식절차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명안공주 세 폭 운보문 겹보자기를 설명하는 박수희 학예연구사.


전시해설은 진지하면서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중종대왕 국조보감과 이를 포장했던 물품, 영조비 정성왕후 왕비 책봉 옥책과 봉과 물품, 명안공주 혼례품을 감싼 보자기 등이 친절한 해설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특히 오죽헌시립박술관에서 대여한 명안공주의 흑색 구름무늬 보자기가 인상적이었는데요. 현재 남아있는 조선 왕실 보자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영친왕비 쌍가락지, 장도노리개와포장용구, 20세기 초


 영조비 정순왕후 왕비 책봉 금보와 봉과물품 (왼) 어책의 봉과모습 (오)


이번 전시에는 혼례나 왕실 잔치에 쓰이는 물품을 포장하는 기록들과 왕권을 상징하는 보인(寶印), 옥책(玉冊), 교명(敎命등 봉과 물품도 선보였습니다. 조선왕실의 포장 물품과 관련 유물을 통해 그동안 내용물의 중요성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아름다운 포장 기법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약 30분가량 전시해설을 들으며 즐겁게 전시회를 둘러보았습니다. 자칫 지나치기 쉬운 주요 전시 물품에 대한 꼼꼼한 설명 덕분에 전시회를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특별전과 연계해 조선왕실의 포장 전통에 영감을 받은 현대 작가 24인의 공예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인 '조선왕실의 전통, 현대로 이어지다'도 지하 기획전시실에서 함께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별전 기간에는 전시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교육현장 프로그램도 준비됩니다.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활동지를 통해 알기 쉽게 학습하는 '활동지와 함께 하는 전시해설'(7월 24일~8월 18일), 초등학생을 포함한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예술 보자기와 비단 상자'(7월 8·15일, 8월 12·19일) 등 특별전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됩니다. 교육 참가신청은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www.gogung.go.kr)을 통해 두 번에 나누어 접수합니다. 





이번 문화가 있는 날 행사 취재는 우연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데요. 사전 정보 없이 맞닥뜨린 행사였기에 조금 더 특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많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요.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은 오는 9월 3일까지 전시됩니다. 전시 관람 시간은 평일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주말 및 공휴일은 오후 7시까지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문화가 있는 날 행사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gogung.go.kr/eventInfoList.do) 관객들과 교감하는 멋진 공연과 특별한 전시 해설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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