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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혜 May 17. 2018

[Preview] 샤갈, 거부할 수 없는 초대

마르크 샤갈, 영혼의 정원




‘사랑에 빠진 공기의 색소.‘ 3여년 전 샤갈의 그림을 전시장에서 보면서 끄적거렸던 수첩을 들추어본다. 읽을수록 얼굴이 뜨거워지는 감상이 두서없이 적혀 내려가 있다. 그때 나는 샤갈을 두고 쏟아지는 온갖 찬사가 빈 말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마치 사랑에 빠진 것 같은 색채가 화폭에 가득했다. 한 모금 마시면 몸이 두둥실 날아오를 것 같았다. 그때 샤갈의 그림 앞에 서 있었던 나는, 아름다웠다.



샤갈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강남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국내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다수의 작품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갈의 삽화집 속 일러스트레이션 작업과 서사적인 판화 시리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이다.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은 총 260여점에 이르는 작품을 크게 네 가지 섹션으로 나눠 소개한다. 제 1부 '꿈, 우화, 종교'에서는 샤갈의 초 중반 작품 세계를, 제 2부 '전쟁과 피난'에서는 전쟁과 피난 등 고통의 상황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샤갈의 내면세계를, 제 3부 '시의 여정'에서는 ‘화가의 날개를 단 시인’이라 불리던 샤갈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초현실주의 풍의 작품들을, 제 4부 '사랑'에서는 그의 인생을 통틀어 제일 중요했던 '사랑'이란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과 그의 개인적인 일화로 구성된다.



원화 전시 외에도 '미디어 어트랙션', ‘샤갈의 공방’ 등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섹션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나들이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수의 작품들을 통해 샤갈의 인생과 내면세계를 조우할 수 있는 ‘영혼의 정원’으로의 산책. 여럿이 함께 가도 좋겠지만 혼자 방문하여 의미를 발견하기에 좋은 전시회라는 생각이다.



인터넷에 접속해 샤갈의 그림을 검색해본다. 특별 전시회 방문을 앞두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사실은 설렘보다 걱정이 조금 더 크다. 글을 쓴답시고 각종 행사와 전시회를 드나들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데 샤갈을 과연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까.’ 샤갈의 첫 인상은 나에게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움으로 각인되어있다. 서툴더라도, 준비가 되지 않았더라도 일단은 만나서 보고 싶다. 만나서 확인하고 싶다. 무엇을...?  쉽게 대답할 수 없다. 어쩌면 답을 구하기까지 평생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샤갈과의 만남이 이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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