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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리는 강선생 Nov 15. 2024

테슬라 타고 2,000km 전국일주

[낭만 여행기] 전국 슈퍼차저 도장 깨기 프로젝트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는 테슬라. 저는 2020년 테슬라 주식과 함께 전기차를 구입했습니다. 내연 기관에 비해 저렴한 유지 비용과 세금 혜택, 거기다 압도적 가속력과 자율주행 성능을 지니고 있는 테슬라를 4년 넘게 만족하며 타고 있습니다.


올여름 저와 같이 테슬라 오너인 지리 선생님과 즉흥적으로 테슬라 전국 여행을 떠났습니다. 테슬라는 슈퍼차저라는 전용 충전기가 있습니다. 전국의 모든 슈퍼차저를 들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광역시도에 위치한 슈퍼차저 1곳씩 충전하면서 전국을 여행하는 것입니다.

테슬라 전용 전기 충전소 슈퍼차저


새벽 5시, 첫 번째 목적지 서울 슈퍼차저를 향해 저는 춘천에서 다른 선생님은 세종에서 각각 출발했습니다.  러시아워가 한창인 올림픽 대로를 지나 강남에 위치한 슈퍼차저에 도착했습니다. 3박 4일의 전국 여행이었지만 세부 계획은 아직 미정입니다. 블루보틀 라테를 마시며 즉흥적으로 다음 목적지를 강화도로 결정했습니다.


강화도 슈퍼차저에서 충전 후 석모도 눈썹바위로 향합니다. 한여름에 땀을 흠뻑 쏟으며 정상에 오르니 새벽 운전 피로가 싹 가십니다. 점심으로 냉면을 먹으면서 다음 일정도 조율해 봅니다. 그러다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제주도 가는 배를 놓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배편을 알아보니 오후 9시 전까지는 목포항에 도착해야 합니다. 현재 시간 오후 1시, 시간이 빠듯합니다.


경기 화성, 충남 천안, 대전 신탄진, 세종 슈퍼차저를 빠르게 지나 전북 완주 슈퍼차저에서 드론을 날려봅니다. 호남평야의 넘실거리는 파도와 지평선 너머 노오란 노을이 아름답습니다. 광주 첨단지구에 위치한 빌딩 루프탑에 위치한 슈퍼차저에 오르니 붉은 노을이 한창입니다.

광주 첨단지구 루프탑 슈퍼차저에서


다시 남쪽으로 어둠을 뚫고 빠르게 달립니다. 목포의 눈물이 흘러나오는 거보니 목포항에 거의 도착한 듯합니다. 다행히 차량 선적 마감 10분 전입니다. 배에 차를 싣는 일은 태어나서 처음 해봅니다. 거대한 선실에 차를 안쪽부터 차곡차곡 세우고 바퀴와 바닥을 고정시키는 작업을 합니다.


목포에 왔으니 낙지를 먹어야죠! 다행히 9시가 넘어서도 문을 연 식당이 항구 바로 앞에 있습니다. 하루 종일 1000km 가까이 운전한 피로를 맛있는 남도 요리와 상쾌한 맥주 한잔으로 풀어봅니다.


맑은 아침 제주도 해안가를 시원하게 드라이브하는 기분은 최고입니다. 잠시 산방산 탄산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역시나 즉흥적으로 마라도로 향합니다. 언제부터 마라도의 상징이 되어버린 해물 짜장면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대한민국 최남단에서 드론을 날려봅니다. 마라도와 제주도 한라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에서 바라본 제주


서귀포 슈퍼차저에서 충전하며 다음 일정을 정해봅시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물영아리 오름을 처음 가봤고, 제주에 오면 꼭 한 번은 들르는 성산 일출봉도 올랐습니다. 비취빛 바다가 인상적인 함덕해변에서 해수욕도 즐겼습니다.  제주의 마무리는 애월 쪽에 위치한 캠핑장에서 백패킹으로 해봅니다.


다시 배를 타고 육지로 향했습니다. 전남 여수에서 출발한 두 테슬라는 경남 진주, 부산 해운대, 울산을 지나 대구 슈퍼차저까지 신나게 달렸습니다. 경북 안동에서는 하회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부용대에서 드론을 날려봤습니다. 안동에서 먹는 오리지널 안동 찜닭의 맛은 일품입니다.

하회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부용대


충북 제천을 지나 마지막 종착지 강원도 원주 슈퍼차저에 도착했습니다. 3박 4일 동안 2000km의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순간입니다. 누군가는 이런 여행이 무모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가끔씩 이런 즉흥적이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여행을 하는 것이 인생의 낭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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