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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려한명사김석용 Dec 09. 2024

아무튼, 우리는

에세이

아무튼, 우리는

무심코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어느 날 문득, 바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녁 햇살에 반짝이는 작은 꽃 한 송이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꽃은 시멘트 틈새에서 고개를 내밀고 마치 "여기 있잖아"라고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어쩌면 매일 스쳐 지나쳤을지도 모를 그 꽃은, 그날따라 유난히 제게 말을 거는 듯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살아가고 있잖아." 그 짧은 순간이 마음속 깊은 곳을 울렸습니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 걸까요?

일상의 무게 속에서 잊혀져 가는 작은 것들, 지나치는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종종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곤 합니다. 오늘은 그런 우리 이야기를 꺼내 보고 싶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살아갑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그리고 각자의 이유로.

아무튼, 우리는 서로를 통해 살아간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 속에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매일같이 일어납니다. 때로는 기쁨이 넘치는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무거운 한숨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날들 속에서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어머니께서는 매일 아침 식탁에 따뜻한 밥을 차리며 말씀하십니다. "아무튼,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지." 한 번은 제가 어린 시절, 늦잠을 자다 학교에 지각할 뻔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허둥지둥 준비하던 제게 어머니는 밥 한 공기를 손에 들려주시며, "빈 속으로는 아무것도 못 한다. 밥 먹고 가야지, 그래야 하루를 버틴다,"라고 말씀하셨죠. 그 순간엔 몰랐지만, 그 한마디 속엔 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우리가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 말이 담고 있는 무게를 어릴 적에는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그 말 속에는 얼마나 깊은 진심이 담겨 있는지 새삼 느껴지곤 합니다.

친구와 나눈 짧은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길에서 마주친 낯선 이가 건네는 미소의 여운, 그리고 지하철에서 우연히 들은 노랫말이 마음에 스며들던 순간을 떠올립니다. 한 번은 비 오는 날, 우산을 잃어버린 채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저에게 낯선 이가 우산을 건네주며 말없이 사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 작은 친절은 하루 종일 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죠.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듭니다. 우리의 삶은 이렇게 서로 얽혀 있습니다. 아무리 개인적인 삶을 산다고 해도,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통해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어려움 속에서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한 번은 가까운 지인이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서로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을요.

삶의 의미를 발견하며
아무튼,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얽히고설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사실을 잊고 혼자라고 느낄 때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길가의 꽃 한 송이조차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우리의 존재는 그 꽃보다 더 깊고 강렬한 울림을 줄 수 있는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입니다.

삶은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들 속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로를 통해, 작은 것들 속에서,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묻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 누구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을까? 그리고 내일은 누구에게 더 따뜻한 미소나 작은 친절을 나눌 수 있을까?" 아무튼, 우리는 서로를 통해 살아갑니다. 이 진실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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