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기억은 고요히 흐른다》
- 프롤로그
- 1장: 오래된 벤치의 기억
- 2장: 누구의 이름도 부르지 않은 저녁
- 3장: 내가 건너온 시간들
- 4장: 사라지지 않는 말들
- 5장: 기억은 고요히 흐른다
- 에필로그
- 작가 소개
《기억은 고요히 흐른다》
/ 에세이 김석용
프롤로그
삶은 잊는 일의 반복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끔은, 아니 자주, 잊었다고 생각한 것들이 불쑥 되살아난다. 그것은 오래된 흑백사진 속 한 장면처럼, 흐릿하지만 또렷한 감정으로 되돌아온다. 말없이 바라본 얼굴, 닿지 않은 손끝, 끝내 꺼내지 못한 말들. 그런 기억은 소리 내어 부르지도 않고, 조용히 마음 안을 흐른다.
나는 오래전부터 '기억'이라는 이름의 강가에 혼자 앉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떤 날은 그 흐름에 발끝을 담그고, 어떤 날은 무릎까지 잠긴 채 흘러가기도 했다. 그렇게 흘러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나는 문득 깨달았다. 기억이란, 남겨진 자가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는 것.
이 책은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잊지 못해 적어두는 이야기이며, 잊지 않아 다행인 순간들에 대한 고백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결국 지나고 나면 모두 기억으로 남는다는 단순한 사실. 그 단순함을 나는 이제야 진심으로 알게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한 기억이 있다면, 그건 분명 소중한 것이었다는 증거라고. 고요히 흐르는 그 감정들 위에 다시 살아낼 힘이 있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그래서 나는 지금, 조용히 이 책을 펼친다.
당신과 함께 기억을 걷고 싶다.
그리고 기억이 흐르는 방향 끝에, 우리의 삶이 있었다는 걸 다시 한번 되새기고 싶다.
1장: 오래된 벤치의 기억
햇살이 유난히 낮게 깔리던 오후였다.
나는 그날, 동네 작은 공원 구석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그 벤치를 그냥 지나쳤다. 낡았고, 나무 팔걸이엔 손때와 시간이 겹겹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 이끌리듯 앉았다. 마치 누군가 오래전 내게 남겨둔 자리에 앉는 것처럼.
벤치는 묵묵했다.
그 위에 누군가의 기다림, 포기, 사소한 기쁨, 가벼운 이별이 덧입혀져 있었다. 처음엔 그저 낯선 풍경으로만 보이던 벤치였지만, 한참을 앉아 있자 낯익은 장면들이 내 안에서 천천히 피어났다.
기억은 어떤 의식도 없이 다가온다.
그날의 햇살과 바람, 누군가의 웃음, 내가 흘린 말 한마디. 사라진 줄 알았던 것들이, 마치 그 벤치 위로 다시 앉듯 나를 찾아왔다.
어릴 적 나와 아버지가 함께 걷던 골목이 있었다.
아버지는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말을 많이 하진 않았고, 어깨는 항상 굳어 있었다. 그때 나는 아버지의 마음을 몰랐다. 아버지는 그저 늘 바빴고, 나는 그늘을 이해할 줄 모르는 아이였다.
어느 날, 동네 작은 정류장 벤치에 함께 앉았을 때, 아버지는 담배를 꺼내며 말했다.
“살다 보면 그냥 버텨야 하는 날이 더 많다.”
그 말은 따뜻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았다. 그저 건조하게 흘렀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그 말로 무언가를 전하고 싶었던 거다. 내가 미처 듣지 못했던, 아버지의 침묵 안에 있던 마음.
그리고 그 벤치도, 아마 아버지의 등을 오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나는 다시 그 벤치를 떠올린다.
누군가 앉았다가 떠난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엉덩이의 온기, 등을 기댄 자국, 가만히 쓸어넘긴 머리카락.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만, 벤치는 기억하고 있다. 사람의 체온과 마음을.
기억도 그렇다.
내가 잊었다고 해서,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저 묵묵히, 나의 하루 뒤편에 앉아 있을 뿐이다. 마치 낡은 벤치처럼. 누군가 내 곁에 있었고, 나도 누군가의 곁이었음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내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단 하나다.
기억을 흘려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기억들과 함께 천천히 걷기 위해서다.
누군가를 완전히 잊는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그 벤치를 찾아간다. 내 마음 속 오래된 자리에 앉아, 말없이 지나온 날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벤치가, 조용히 내게 말해준다.
“기억은 고요히 흐른다. 그걸 두려워하지 말거라.”
2장: 누구의 이름도 부르지 않은 저녁
저녁은 늘 고요하다.
특히 혼자인 날의 저녁은 더 그렇다.
거리엔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창문 너머로 각자의 식탁이 삶의 무늬를 띠기 시작한다. 나는 문득, 이 시간이 가장 많은 기억을 데려오는 때임을 알게 된다.
누구의 이름도 부르지 않는 저녁,
그런 날이면 나는 문득, 오래전 얼굴들이 마음 안에 불을 켜고 서 있는 걸 느낀다.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마음은 알아채는 법이다. 그 사람의 웃음, 그날의 눈빛,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은 목소리. 어떤 기억은 그저 풍경처럼 흐르지만, 어떤 기억은 선명한 체온으로 다가와 저녁의 빈자리를 가만히 채운다.
스무 살 무렵, 나는 자주 혼자 저녁을 먹었다.
햇볕이 거의 들지 않는 반지하방, 작은 전기밥솥과 찌그러진 냄비, 묽은 된장국. 누군가와 나눌 대화도 없이 밥을 씹고 있을 때, 문득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은 슬픔이라기보단, "왜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지 못한 막막함이었다.
그러나 그때도 삶은, 그릇 안의 밥처럼 내 앞에 있었다.
먹어야 했고, 다음 날을 위해 버텨야 했다.
이름 없이 흘러가는 저녁들 속에서 나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갔다.
그 시절의 저녁을 생각하면,
나는 한 사람을 떠올린다.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선배였다. 그는 늘 말이 없었고, 웃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를 보면 가만히 국 한 숟가락을 내밀곤 했다. "더 떠줄까?"
그 말 한마디가 그 시절의 나를 지탱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야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나는 그 선배를 통해 배웠다.
그는 지금 어디에서 어떤 저녁을 보내고 있을까.
나는 여전히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따뜻한 국물의 온기, 말없이 건넨 그릇의 무게는 내 기억 속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저녁은 이름도 없고, 사건도 없다.
그저 조용히 흘러간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런 저녁이야말로 마음을 오래 머물게 한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음에도, 그 사람을 온전히 기억하는 순간. 삶의 가장 깊은 자리는 말이 아니라 "느낌"이 차지하고 있음을 나는 이제 안다.
나는 오늘도 혼자 밥을 먹는다.
TV 소리도 끄고, 창문도 닫은 채.
그러면 내 안에서 오래전 저녁이 다시 시작된다.
이름 없는 사람들이 다가와 나를 스쳐 지나간다. 그들 중 누구도 돌아오지 않지만, 나는 그들이 남긴 마음의 결을 따라 조용히 숟가락을 든다.
그리고, 나지막이 말해본다.
“고마웠어. 정말, 고마웠어.”
3장: 내가 건너온 시간들
사람은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또렷이 기억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하루는 어제와 닮아 있고, 또 내일과도 닮아 있다. 그렇게 비슷한 날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우리는 어느덧 “시간을 건넜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날,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 하나, 이름 없는 멜로디 한 구절이 문득 우리를 붙잡는다.
그럴 때면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춘다.
그리움은 어떤 방향으로든 되돌아가는 힘을 가진다.
지나온 시간은 되짚을 수는 없지만, 돌아보는 순간마다 새롭게 나를 흔든다. 그리고 그 흔들림이 결국, 오늘을 지탱하는 뿌리가 된다.
스물아홉의 봄,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
일도, 사람도, 나 자신마저도.
어느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창밖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바람은 불지 않았고, 하늘은 탁했다. 그 안에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었다.
무력감이라는 단어가 있다.
나는 그것을 몸으로 겪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지쳐 있었고, 누군가 말을 걸어주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때 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바닥까지 내려가 본 사람만이, 다시 걸어 나올 길을 안다.
나는 때때로 내 삶을 강에 비유하곤 한다.
어떤 날은 물살이 세고, 어떤 날은 고요하다.
그러나 공통점은 하나다.
나는 그 강을 걸어 건너왔다는 것이다.
물에 잠긴 적도 있고, 다리를 찾지 못해 떠내려간 적도 있다. 하지만 어디선가 다시 발을 딛고 일어섰다.
지금 내 앞에 있는 하루는, 그렇게 건너온 시간들이 모여 만들어낸 조각이다.
돌아보면, 내가 진짜로 강해졌던 순간은
“잘 해냈다”는 칭찬을 들을 때가 아니었다.
오히려 아무도 몰라준 시간들, 아무 말 없이 버텨낸 밤들, 말 대신 한숨으로 지운 하루들이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제 안다.
빛나는 시간보다, 흐릿한 시간이 더 길었고
손에 쥔 것보다, 놓친 것이 더 많았다.
그런데도 내가 여기까지 왔다면
그건 내가 실패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넘어진 뒤에도 다시 걸었기 때문이라는 걸.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지나온 시간들은 결코 작지 않다고.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하루들이
어떤 날은 인생 전체를 바꿀 힘이 된다고.
그래서 우리는, 그 하루하루를 기억해야 한다.
나는 나의 시간을 기억하며,
당신의 시간도 아껴 기억하고 싶다.
4장: 사라지지 않는 말들
말은 쉽게 흩어진다.
누군가는 말은 바람과 같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말은 돌이킬 수 없는 화살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말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생명이라고 믿는다. 그것은 가슴속에 조용히 눌러앉아 오래도록 흔적을 남긴다.
나는 종종 오래된 말 한마디에 발목을 잡히기도 했다.
그리고 아주 짧은 말에 위로받기도 했다.
그래서 말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무거운 것일지 모른다.
“괜찮다.”
어릴 적부터 익숙하게 들었던 말이다.
넘어졌을 때, 울음을 참을 때, 무언가를 포기할 때조차 어른들은 이 말을 건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이 말이 때때로 슬픔을 덮는 얇은 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진짜 괜찮지 않은데도 괜찮다고 말했던 순간들,
사실은 안아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애써 미소 지으며 넘겼던 날들.
그 말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도, 그 말들이 남긴 울림은 여전히 가슴 안 어딘가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또 하나의 말이 있다.
“미안해.”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어렵게 꺼내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 한마디를 하지 못해 멀어진 사람이 있고,
그 말을 듣지 못해 가슴에 멍이 든 사람이 있다.
나는 오래전, 사랑했던 이에게 이 말을 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존심 때문도, 이유 때문도 아니었다.
그저 너무 늦었고, 너무 멀어졌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그 말은 내 안에서 여전히 무겁다.
말은 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한 채 남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말은 영원히 남아 나를 지탱한다.
“너라서 다행이야.”
누군가의 이 짧은 말은,
아무도 몰랐던 날의 외로움을 이겨낼 힘이 되었다.
어떤 말은 한겨울을 녹이는 불씨처럼 남아 있고,
어떤 말은 오랜 시간 뒤에도 문득 등을 토닥인다.
그렇기에 나는,
조심스럽게 말하고,
진심을 담아 말하고 싶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을 하고 듣는다.
그중 대부분은 사라진다.
하지만 어떤 말은 끝끝내 기억 속에 머문다.
그것은 단지 문장이 아니라, 마음의 형태를 띤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건넨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누군가의 말이 나에게 오래 남아
삶을 지탱하는 빛이 되기를 바란다.
지금 이 글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마음에 남을 수 있을까.
사라지지 않는 말이 되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한 문장을 천천히 눌러쓴다.
5장: 기억은 고요히 흐른다
기억은 흐른다.
소리도 없고, 모양도 없지만,
분명히 흘러간다.
마치 강처럼.
다시 되돌릴 수 없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분명히 살아 있었다.
나는 가끔, 내가 지나온 길을 떠올릴 때
누군가의 얼굴보다도,
그때의 공기, 빛, 냄새, 말없이 머물던 분위기를 먼저 기억한다.
그것은 감정의 물살이었고,
내 삶을 고요하게 흔드는 파문이었다.
기억은 자주 나를 불러세웠다.
문득 멈춰 선 골목에서,
오래된 노래를 듣는 저녁 식탁에서,
불 꺼진 방 안 책장 한 켠에서.
그때마다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닌,
그때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나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움은 그래서 ‘지금’의 감정이 아니라,
흘러온 시간의 잔향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잊었다고 말하면서도,
그 사람이 남긴 기분은 평생을 데리고 산다.
그것이 바로 기억의 정직함이자
삶이 우리에게 건네는 방식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무언가를 이룬 날보다,
무사히 지나온 날들이다.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지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귀하고 단단한 시간들.
나는 그 시간들을
조용히 감싸 안으며 살아가고 있다.
누구에게 자랑하지도 않고,
굳이 설명하지도 않으면서.
기억은 말이 없지만,
늘 내 옆을 걷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제는,
누군가의 기억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다.
화려하진 않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잔잔히 스며드는 사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문득 떠올려지는 따뜻한 장면처럼
고요하게, 오래도록 남는 사람.
기억은 흐른다.
그러나 흐른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 머물렀던 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마음에도
어딘가 비슷한 강이 흐르고 있을 거라 믿는다.
이제 나는
그 흐름 위에 나의 말들을 조용히 띄운다.
그 말들이 당신에게 닿아
작은 위로가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에필로그
이 책을 다 쓰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한 장씩 써 내려갈 때마다 오래 눌러두었던 기억들이 조용히 떠올랐다. 어떤 기억은 아직도 눈시울을 적셨고, 어떤 기억은 다만 웃으며 바라볼 수 있었다.
기억을 말하는 일은 결국,
나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일이었다.
그때의 나를 인정하고, 안아주는 일이었고
지금의 나에게 “잘 살아왔구나” 말해주는 일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기억을 품고 살아간다.
잊고 싶은 기억도,
붙잡고 싶은 기억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면,
그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 않을까.
때로는 아팠고, 때로는 후회했지만
살아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이 책은 나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다.
당신의 마음에도 닿기를 바라는 바람으로,
내 마음 한 조각을 내어 쓴 글이다.
이제 나는 조금은 달라진다.
기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흘러가는 것을 억지로 붙잡지 않으려 한다.
대신, 조용히 흐르게 둔다.
기억은 고요히 흐른다.
그 흐름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든,
나는 그 위에서 나답게 살아갈 것이다.
이 책을 읽어주신 당신께
고요한 인사를 전한다.
“당신의 기억은 안녕하신가요?”
작가 소개 | 김석용
김석용.
누구보다 조용히, 누구보다 성실하게 삶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
그는 늘 사람 곁에 머무는 일을 해왔다.
낮에는 돌봄의 자리에 서서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밤에는 펜을 들어 자신의 안부를 되짚는다.
그렇게 오늘도 한 사람의 마음 곁에, 한 조각 문장 곁에 자신을 놓아둔다.
에세이를 쓸 때, 그는 늘 ‘정직한 시선’을 잃지 않으려 한다.
과장하거나 꾸미지 않는다.
대신 조용한 문장 안에 **마음의 체온**을 담는다.
그에게 글쓰기란, 세상에 없는 다정함을 꺼내어 누군가의 삶 옆에 조심스럽게 놓는 일이다.
《기억은 고요히 흐른다》는
그의 세 번째 전자책이자,
가장 사적인 고백이며, 가장 조용한 응원이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이,
자신의 기억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그 기억들과 함께 걸어가는 용기를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