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흔들려도 괜찮아, 우리는 청춘이니까
저자 | 김석용
프롤로그
한참을 바라보다 문득 네 생각이 났다.
오늘도 버티고 있는 너, 가끔 무너지고 싶은 너,
아무에게도 말 못 하고 웃는 너.
아무 일도 아닌 척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사실은 얼마나 무거운지 나는 안다.
사는 게 원래 그런 거라고,
누구나 다 그런 거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들 틈에서
너는 자꾸만 작아지고,
때로는 사라지고 싶은 마음마저 품고 있지.
하지만 나는 말해주고 싶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너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 말을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도,
이 책을 펼친 순간만큼은
누군가 너에게 다정하게 등을 두드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한다.
나는 중년이지만, 너에게 훈계를 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내가 지나온 길 위에 흩어진 몇 개의 조각을,
너의 시간 속에 조용히 건네보고 싶은 것이다.
그 조각이 너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혹은 길을 잃었을 때 나침반의 바늘 하나가 되기를.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너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안아주기를 바란다.
1장. 흔들려도 너는 잘하고 있다
사람은 흔들리며 자란다.
태풍이 지나간 뒤 더 단단해지는 나무처럼,
불확실한 하루를 견디는 너는 그 자체로 강하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지.
‘나만 이렇게 뒤처지는 걸까?’
‘왜 나만 이렇게 무기력할까?’
‘언제쯤 나도 괜찮아질까?’
이따금 SNS를 펼치면 남들은 모두 잘 살아가는 것 같다.
누군가는 멋진 직장에,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누군가는 여행지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 속에서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고,
나만 유독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
남들처럼 빠르게 앞서가지 않아도 괜찮다.
너만의 시간표는 너만이 만든다.
나는 젊은 날, 남들이 정해놓은 정답을 따르느라
내 마음을 들여다볼 틈이 없었다.
늘 뭔가를 이루어야 할 것 같고,
뒤처지면 안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을 지키는 일이었다.
지금 너는 흔들리면서도 걷고 있다.
그건 약한 게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다.
흔들린다는 건,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뜻이고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 자꾸만 흔들리는 너 자신을 탓하지 말고,
그 흔들림 속에서 피어나는 너만의 단단함을 믿어주었으면 한다.
가끔은 멈춰서 하늘을 올려다봐라.
구름도, 바람도, 새도
모두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움직인다.
너 역시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그 쉼이 너를 더 멀리 데려다줄 것이다.
2장. 실패는 끝이 아니라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
실패가 무섭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진짜 무서운 건 실패가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마음이다.
나는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원하던 일에 떨어졌고,
가까운 사람과 멀어졌으며,
때로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 주저앉기도 했다.
한때는 실패가 내 인생의 낙인처럼 느껴졌다.
‘나는 안 되는 사람인가?’
‘왜 나만 이렇게 자꾸 넘어지는 걸까?’
하지만 돌아보면
그 모든 경험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들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었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만이
진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다.
넘어져 본 사람만이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운다.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너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준다.
그러니 다시 묻는다.
‘지금까지 네가 겪은 실패들, 정말 실패였을까?’
너는 오히려 그 실패를 통해
더 너답게 성장하고 있지 않나?
실패의 순간마다
‘이것이 내 인생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임을’
스스로에게 속삭여주자.
3장. 외로움도 결국 너를 키운다
세상에서 가장 흔한 감정 중 하나가 외로움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쉽게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 틈에 있어도 외롭고,
혼자 있을 때는 더 외로운 청춘의 날들.
외로움은 때로 나를 고립시키고 움츠러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 안을 오래 들여다보면,
그곳에는 묵묵히 자라는 나만의 생각과
다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깊이가 있다.
나는 어느 겨울, 친구도 직장도 연인도 모두 떠난 시기를 견딘 적이 있다.
너무 조용해서 숨이 막히는 밤도 있었고,
말 한마디 나눌 사람이 없어 외출을 망설이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고요한 시간들이 내 안에 무엇인가를 길렀다.
처음으로 나 자신과 마주하고,
내 마음의 빈틈을 스스로 껴안는 법을 배웠다.
외로움은 성장의 전조다.
그 안에는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지켜내는 힘이 숨겨져 있다.
청춘의 외로움을 견디는 너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감정은 나중에 분명 너의 글이 되고,
너의 음악이 되고, 너의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 외롭다고 해서
너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오히려 그 외로움 속에서
너라는 존재가 더 선명해지고 있는 중이다.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 시간은 언젠가 너를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외로움 속에서 피어나는 너만의 세계를 소중히 여기기를.
4장. 사람 사이에서 길을 잃을 때
살다 보면, 사람 때문에 힘들다.
가까운 친구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멍들고,
믿었던 사람의 무관심에 등을 돌리게 된다.
우리는 모두 사람 안에서 상처받고,
다시 사람 덕분에 회복된다.
관계는 늘 어렵다.
말을 아낀다고 덜 상처받는 것도 아니고,
마음을 열었다고 꼭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다.
나는 사람에 대한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커진다는 것을 배웠다.
내가 상대에게 바라는 만큼
상대도 나에게 똑같이 해주기를 바랐고,
그 기대가 어긋날 때마다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곤 했다.
하지만 진짜 강한 사람은
자기 마음을 지키는 사람이다.
너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다.
그 마음을 나는 안다.
다만, 그 열심이
너를 해치지 않게 해야 한다.
때론 멈추는 것도 용기다.
모두가 달릴 때, 혼자 서 있을 수 있는 담대함.
나를 잃지 않기 위한 고요한 결단.
남들과 다른 길을 택했다고 해서
두려워하지 말자.
그 길이 너를 지키는 길이라면,
그 선택이 결국 너를 너답게 만든다.
지금도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모든 답을 알지 않아도,
방향이 불분명해도,
너 자신을 지키려는 그 마음 하나로 충분하다.
사람과의 거리를 조절하는 법,
상처받았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
그리고 다시 용기 내어 다가가는 법.
이 모든 것이 청춘의 소중한 배움이다.
5장. 나에게 쓰는 편지
가끔은 누군가의 위로보다
내가 나에게 건네는 한마디가
더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괜찮아, 지금 잘하고 있어.”
“조금 느려도, 흔들려도 괜찮아.”
“네가 네 편이 되어줄 때,
세상도 조금은 다르게 보일 거야.”
나는 이따금 거울 앞에 서서
스스로에게 말을 건다.
“석용아, 오늘도 수고했어.
네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나는 알아.”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세상이 내 노력을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내 편이 되어주면
그것만으로도 다시 일어설 힘이 생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
혹시 오늘도 흔들리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주길 바란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도,
불안해도,
실패해도,
충분히 소중한 존재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내가 나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 한 장이
가장 든든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에필로그: 끝나지 않는 시작 앞에서
우리는 늘 시작 앞에 있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사실은 새로운 시작이 숨 쉬고 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너는 여전히 길 위에 있다.
흔들리는 나날 속에서도,
자기만의 속도로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다만, 너라는 사람을 믿어주고 싶다.
그 마음만은 꼭 전하고 싶다.
그래도, 너는 괜찮다.
그 말 한마디가 오늘을 견디는 너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란다.
청춘은 완벽하지 않다.
흔들리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그 모든 순간이 모여
너라는 사람을 완성한다.
그러니 오늘도
흔들리는 자신을 다정하게 안아주자.
우리는 청춘이니까.
흔들려도 괜찮다.
작가 소개 | 김석용
김석용 작가는 브런치와 블로그에서 20년 넘게 글을 써온 에세이스트입니다.
일상과 사람, 계절과 자연, 그리고 세월이 남긴 조용한 무늬를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해왔습니다.
가족과 기다림, 이별과 성장, 흔들리는 마음과 고요한 사유를 글로 담으며
‘마음이 머무는 글’을 추구합니다.
요양보호사로서 사람을 돌보고,
중년과 노년 사이의 삶을 성찰하며,
느린 여행과 자연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진심 어린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와 블로그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과 청춘의 이야기를 꾸준히 나누고 있으며,
《기억은 고요히 흐른다》, 《고요한 자리 하나》, 《삶이라는 바다 한가운데서》 등
다수의 전자책을 집필했습니다.
김석용 작가의 글은
크게 외치지 않지만 오래 남고,
화려하지 않지만 깊게 울립니다.
오늘도 소리 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느린 발걸음으로
삶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 전자책이 흔들리는 모든 청춘에게
따뜻한 위로와 작은 용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