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김석용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 에세이 김석용
나는 오늘도 같은 골목을 걷는다. 남양주 이 작은 도시에서, 내 두 눈은 익숙한 풍경을 더듬는다. 하지만 문득, 내 주변을 둘러보면 젊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를 봐도, 어디를 가도, 나와 비슷한 주름진 얼굴들만이 내 시야에 가득하다. 이곳은 마치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 늙은이들만 남아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 살아가는 곳 같다.
젊은 세대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들은 더 큰 도시, 더 빠른 삶을 찾아 떠났을까. 아니면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내 마음 한구석에는, 혹시 내가 세상을 너무 좁게 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든다. 하지만 다시 고개를 들어 현실을 바라보면, 이곳에는 분명히 늙음만이 남아 있다.
우리는 평생을 일하며 살아왔다. 젊은 날에는 내일을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여유를 꿈꾸며 달려왔다. 하지만 그 내일은 오지 않았다. 이제는 죽을 때까지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누구도 우리를 돌봐주지 않는다. 자식들은 각자의 삶에 쫓기고, 그들의 어깨 위에도 무거운 짐이 얹혀 있다. 우리 세대는, 서로를 위로할 시간조차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우리는 외롭고, 때로는 쓸쓸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간다. 나와 같은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오늘도 이 골목을 걷는다. 우리는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때로는 조용히 눈인사를 나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답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도 나는 내 두 발로 이 길을 걷는다. 늙은이들만 남은 세상에서, 그래도 살아내는 것이 우리의 작은 기적이 아닐까. 이 길의 끝에서, 언젠가 다시 젊음이 돌아오는 날을 꿈꿔본다. 그리고 그날이 올 때까지, 나는 이곳에서 내 몫의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