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도 아직도 배우는 중입니다』

에세이 김석용

by 화려한명사김석용

『이 나이에도 아직도 배우는 중입니다』

/ 에세이 김석용

언젠가 나이 드는 것이
세상의 이치를 모두 깨닫는 일인 줄 알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배움’보다는 ‘가르침’이
나의 몫이 될 줄 알았지요.

그런데,
이 나이에도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입니다.
사람을, 마음을, 세상을,
그리고 나 자신을요.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더 깊어집니다

요즘 따라 나는
스스로에게 더 조심스럽습니다.
내 말 한 마디, 눈빛 하나에도
누군가가 상처받을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젊은 날엔 몰랐습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니라는 걸.

사람마다 처한 삶의 사정이 다르고,
느리게 걷는 이에게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그래서 요즘 나는 말보다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부드럽게 살아가는 법을.

어르신에게, 동료에게, 그리고 나에게

요양원에서 마주하는 어르신들은
내게 시간의 무게와 생의 존엄을 가르쳐줍니다.
한마디 말 없이 눈으로 전하는 인사,
떨리는 손으로 건네는 미소,
그 안에 담긴 삶의 깊이는
책으로 배운 어떤 지식보다 강렬합니다.

또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서
나는 협력과 겸손을 배웁니다.
어떤 날은 내가 이끌고,
어떤 날은 조용히 뒤에서 따르기도 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배우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나 자신에게 배우는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내 안의 ‘낯선 나’에게서
매일 배우고 있습니다.

어제는 참았던 말을 오늘은 쏟아내고,
어제는 두려워했던 일을 오늘은 감히 시작합니다.
이 나이에도 나는 여전히 모자라고,
그 모자람 덕분에 나는 여전히 성장합니다.

삶은 늘 새롭고,
나는 그 안에서 끝없이 배우는 학생입니다.
그 배움이 나를 더 단단하게,
더 부드럽게 만듭니다.

아직도 배웁니다

삶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배움을 멈추는 순간,
마음도 늙는다는 걸 압니다.

나는 오늘도 배우고 있습니다.
잘 듣는 법을,
잘 걷는 법을,
잘 살아가는 법을.

이 나이에도,
나는 아직도 배우는 중입니다.
그것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내가 나로서 계속 걸어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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