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김석용
오늘의 바람, 내일의 바람
글 / 김석용
아침, 창을 열면 가장 먼저 바람이 들어온다.
어젯밤 내내 머릿속을 떠돌던 걱정과 불안, 아직 다 걷히지 않은 마음의 먼지마저 이 바람 앞에서는 잠시 멈칫한다. 오늘의 바람은 어제와 다르다. 조금 더 따뜻하거나, 혹은 더 서늘하다.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 한 줄기에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
나는 오늘도 그 바람을 따라 하루를 시작한다.
햇살이 아직 망설이는 이른 시간, 바람은 마치 작은 위로처럼 어깨를 툭 건드린다. 바람은 언제나 지나가지만, 그 지나감 속에서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마음이 무겁고 답답할 때도, 바람이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에는 나도 잠깐 가벼워진다. 바람은 늘 오늘만을 사는 것처럼 맑다.
창밖을 바라보면, 나무들도 바람을 따라 잎사귀를 흔든다.
길가에 떨어진 꽃잎조차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흘러간다.
인생도 그런 것 아닐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고,
내일의 나는 또 다른 바람을 맞이할 것이다.
살다 보면 바람이 너무 거세서
잠시 멈추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바람은 멈추지 않는다.
나는 그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오늘을 걷는다. 때로는 등을 밀어주고,
때로는 정면에서 나를 막아서는 바람 앞에
나도 내 마음을 조금씩 내어준다.
내일의 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내일의 바람은 어떤 온도일지,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바람이 불어오는 한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바람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라.”
내일의 바람이 무엇을 가져오든,
오늘 내가 견뎌낸 바람이
내일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바람은 늘 지나가지만,
그 바람이 스친 자리마다
작은 흔적이 남는다.
내일 아침, 다시 창을 열고
새로운 바람을 맞이할 때,
나는 또 한 번
조용히 다짐해 본다.
오늘의 바람도,
내일의 바람도
모두 내 삶의 일부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