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김석용
잠 못 이루는 밤의 생각
글 / 김석용,
유월의 밤, 창밖은 고요한데 내 마음은 작은 파도처럼 일렁입니다. 모두가 잠든 이 시간, 나는 오히려 더 또렷하게 깨어 있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은 대개 이유를 품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내 마음을 스치고 지나간 수많은 말, 표정, 어쩌면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마음까지, 어둠이 깊어질수록 하나둘씩 고개를 듭니다.
침묵이 흐르는 방 안에서 나는 오늘을 천천히 되짚어 봅니다. 지나온 기억이 마치 빗방울처럼 조용히 내려앉고, 그 사이사이로 아직 끝나지 않은 질문들이 피어오릅니다. ‘나는 오늘 제대로 살았는가’라는 자문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때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은 하루가 가장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작은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소소한 기쁨이 한데 섞여 묘한 감정을 남깁니다. 누구에게나 말하지 못하는 마음의 조각들이 있듯, 나 또한 가슴 한구석에 쌓인 감정들을 이 시간에야 마주합니다. 낮에는 분주함에 묻혀 보지 못한 내 마음의 모양을, 밤의 정적 속에서야 또렷이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밤이 있어 고맙습니다. 고요 속에서 나를 만나는 시간, 어쩌면 삶에서 가장 진실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내일은 더 단단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이 밤의 끝자락에서 천천히 피어오릅니다.
이 밤, 나처럼 잠 못 이루는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의 마음을 보냅니다. 우리의 밤이 언젠가는 따스한 빛으로 환히 물들기를, 마음 깊이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