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시간

에세이 김석용

by 화려한명사김석용

너를 기다리는 시간
글 / 김석용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바람이 머무는 오후, 창가에 앉아 이름 모를 그리움을 문지르듯,
나는 문득 한 사람을 떠올립니다.
그대는 내게서 얼마나 멀리 있는지, 아니면 아주 가까이에 다녀갔는지
계절의 숨결처럼 흐릿하게만 느껴집니다.

기다림이란 단어는 참 신기합니다.
아직 오지 않은 것을 이미 마음으로 맞이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마음속에서 그려보는 일.
그 시간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합니다.
해가 저물 무렵 유리창에 스며드는 주황빛처럼
가슴 한편에 은은하게 남아 나를 따뜻하게 감쌉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설렘과 두려움, 기대와 슬픔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
아마 사랑이란,
기다림이 주는 묵묵한 고요와
그 끝에서 마주하는 소박한 기쁨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나는 그대를 기다립니다.
가끔은 잊고 싶어도, 마음은 자꾸만 같은 자리로 돌아갑니다.
지나간 계절, 스쳐간 풍경,
모든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
그때마다 나는 새로이 그대를 기다립니다.

기다림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닙니다.
비워둔 마음에 조용히 빛이 스며들 듯,
기다림 속에서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따뜻해집니다.

그대여,
언제 오시든
나는 이 자리에,
이 고요한 마음으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김석용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