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한 켠, 추억이 자라는 곳
글 / 김석용
집 뒤편 작은 마당에는 특별한 자리가 있습니다. 할머니가 손수 놓으신 낡은 나무 벤치 하나와 그 옆으로 피어나는 계절꽃들이 만들어내는 소박한 풍경입니다. 이곳에서 보내는 늦은 오후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순간이 됩니다. 서둘러 지나가던 발걸음도 이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멈춰집니다.
벤치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면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식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봄에는 개나리가 노란 웃음을 터뜨리고, 여름에는 접시꽃이 담장을 따라 키를 늘립니다. 가을이 되면 코스모스가 바람에 하늘거리며 마당 전체를 분홍빛으로 물들입니다. 각각의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이 공간은 시간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갈 무렵, 꽃들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마당을 가득 채웁니다. 달콤한 금목서 냄새와 시원한 박하 향이 어우러져 마음 깊숙한 곳까지 스며듭니다. 이 향기를 맡고 있으면 복잡했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가 서서히 풀어집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 같은 치유의 시간입니다.
마당 한편에서 발견하는 작은 변화들이 큰 기쁨을 선사합니다. 어제까지 없던 새순이 돋아나고, 꽃봉오리가 하나둘 색깔을 드러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나비가 꽃잎 위에 앉아 날갯짓하는 순간을 포착했을 때의 설렘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소소한 순간들이 모여 일상의 행복을 만들어냅니다.
늦은 오후 마당에서 보내는 시간은 단순히 쉬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바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꽃들과 나누는 무언의 대화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게 됩니다. 이 작은 공간이 주는 위로와 힐링은 다음 날을 살아갈 힘이 되어줍니다.
마당의 향기와 함께하는 늦은 오후는 현재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과거의 아쉬움도, 미래의 걱정도 잠시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꽃향기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면서도 명확합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 말입니다.
작은 마당 한 켠에서 자라나는 것은 꽃만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피어나는 추억들, 쌓여가는 소중한 순간들이야말로 진짜 보물입니다. 오늘도 늦은 오후가 되면 그 자리로 발걸음을 옮길 것입니다. 향기로운 위로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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