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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면도하는 날

더캐슬요양원에서의 특별한 순간들

by 화려한명사김석용

"어르신들의 면도하는 날: 더캐슬요양원에서의 특별한 순간들"

더캐슬요양원은 우리 사회의 어르신들이 삶의 마지막 단계를 보내는 공간입니다. 그곳에서는 매일 다양한 일상이 펼쳐지고, 그 중에서도 '면도하는 날'은 특별한 날입니다.

면도하는 날이 오면, 더캐슬요양원은 조금은 다른 분위기로 변합니다. 어르신들은 2층, 3층을 오가며 면도해주는 저를 언제나 기다리십니다. 면도를 시작하면, 각 어르신의 얼굴에 따뜻한 물수건을 올려줍니다. 수염을 보습하며, 까칠한 얼굴, 주름살이 깊이패인 목주변을 면도칼로 조심조심 밀어주는 그 순간, 어르신들은 옛날 이발소에서의 추억을 떠올리시는 것 같습니다.

얼굴에 따뜻한 물수건을 올리고, 로션을 바르면, 늙음이 주름살로 묻어나던 어르신들의 얼굴은 깨끗하고 멋진 신사로 변합니다. 이 모습을 볼 때마다, 어르신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면도하는 날, 저에겐 어렵고도 힘든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저에게 주어진 가장 특별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저는 늙은 아버지를 위해 면도하는 자식이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이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합니다.

어르신들의 면도하는 날, 더캐슬요양원에서의 특별한 순간입니다. 그 순간을 통해 저는 어르신들에게 작은 행복을 줄 수 있고, 어르신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큰 기쁨이며, 저의 삶에 의미를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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