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김석용
키보드를 두드리다 문득 손을 멈춘다.
화면에는 글이 있다.
그런데 마음은 편하지 않다.
완성은 했는데, 성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목 안쪽에서 걸린다.
불편함은 대개 소리가 없다.
다만 한밤의 책상 위에서, 조용히 나를 밀어붙인다.
나는 종종 착각한다.
글을 끝내면 마음도 끝날 줄 안다.
원고를 마무리하면 안도감이 먼저 와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 불편함은 “못 해서”가 아니다.
“기다려서”다.
성공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내 노력이 잠정 보류 상태가 되는 느낌.
그 공백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데, 내 자존심만 먼저 계산기를 두드린다.
불편함의 얼굴은 보통 비교를 닮았다.
누군가는 조회수가 오른다.
누군가는 수입이 생긴다.
누군가는 단단한 박수 속에 서 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내 글의 온도는 잠깐 떨어진다.
내가 쓴 문장이 아니라, 내가 아직 받지 못한 결과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성공을 기다리는 마음은 쉽게 나를 흔든다.
“지금까지 한 게 맞나?”
“나는 왜 이렇게 더딘가?”
질문이 나를 더 좋은 글로 데려가면 좋겠다.
그런데 질문이 나를 몰아세우기 시작하면, 글쓰기는 곧 벌이 된다.
나는 내 불편함을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불편하다고 말하는 순간, 내 마음이 조금은 솔직해진다.
솔직함은 다음 선택을 가능하게 만든다.
성공은 내가 통제하기 어렵다.
대신 완성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
그리고 완성은 쌓인다.
쌓인 완성은 결국 내 삶의 태도를 바꾼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결론을 이렇게 적는다.
나는 성공을 기다리며 불편해한다.
그래도 나는 계속 쓴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건 크지 않다.
다만 책상 앞에서 10분을 더 버틴다.
불편함을 안고도 한 문장을 끝낸다.
그 한 문장이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성공이 늦게 와도 좋다.
내가 먼저 무너지지만 않으면 된다.
나는 지금도 불편하다.
그리고 그 불편함과 함께, 끝까지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