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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려한명사김석용 Jul 24. 2024

기억의 속삭임

제 6장: 잊혀진 얼굴들


제 6장: 잊혀진 얼굴들 


성곽 요양원에서의 하루는 평온한 아침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요양원의 거주자들은 점점 자신의 과거와 가족의 얼굴을 잊어가고 있었다. 이날은 특히 가족 방문의 날로, 많은 가족들이 자신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러 왔다. 그러나 치매의 영향으로 일부 거주자들은 자신의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가족의 방문 


김 할아버지의 방에는 그의 딸과 손녀가 방문했다. 그들은 반갑게 인사를 건넸지만, 김 할아버지의 반응은 무딘 편이었다. 그는 딸의 얼굴을 응시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 "너는... 누구지?" 그의 목소리는 혼란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딸은 가슴이 아팠지만, 침착하게 대응했다. "아빠, 나예요. 은지예요, 당신의 딸. 여기 손녀 지현이도 왔어요." 그녀는 손녀의 손을 잡고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 


김 할아버지는 손녀를 바라보며 잠시 고민하다가, "지현이구나. 컸구나,"라고 말했다. 그의 표정에서는 잠시 기억이 떠오른 듯 했지만, 그 순간은 금방 사라졌다. 


기억의 혼란 


식당에서는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 펼쳐졌다. 박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아들이 "엄마, 저 왔어요. 잘 지내셨어요?"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박 할머니는 그를 낯선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당신은 누구세요? 왜 내 이름을 알고 있지?" 박 할머니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아들은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엄마, 저 재호예요. 재호,"라고 여러 번 반복했다. 


요양보호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돕기 위해 상황에 개입했다. 그들은 가족 사진을 사용하여 거주자들에게 기억을 자극하는 활동을 하며, 가족들과의 관계를 다시 맺을 수 있도록 도왔다. 


기억 속으로의 여정 


김 할아버지는 딸과 손녀와의 시간 동안 가끔씩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딸이 어렸을 때 함께 공원에서 놀았던 기억, 첫 학교 공연을 관람했던 순간들을 말했다. 그 순간들은 김 할아버지에게 큰 기쁨을 주었고, 가족들도 그와의 소중한 시간을 간직할 수 있었다. 


저녁이 되어 가족들은 하나둘 요양원을 떠났다. 가족 방문의 날은 많은 감정의 변화를 가져왔고, 거주자들과 가족들에게는 달콤하면서도 쓰라린 추억을 남겼다. 


김 할아버지는 그날 밤, 창가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며 과거의 기억들을 되새겼다.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지만, 동시에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의 얼굴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 그는 속삭이며 자신의 기억을 지키기 위해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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